주가 제자리로 돌아간 포스코, 모호한 방향성에 커지는 물음표
입력 24.07.03 07:00
포스코그룹, 7월 중 대규모 인력 재배치 관측
실적 저하에 '쇄신안' 꺼내든 장인화 회장
외부엔 '2차전지 투자 축소 없다' 공언하지만
실제 행보와 엇박자…"방향성 불투명해졌다" 평가
  • 장인화 회장 취임 후 포스코그룹의 행보에 대한 의문이 커져가고 있다. 신사업인 2차전지 소재 분야와 본업인 철강 업황 모두 꺾이면서 쇄신안을 꺼냈는데, 2차전지 소재 투자를 두고 시장과의 소통도 혼란 상황이다.  

    취임 100일을 맞은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1일 경북 포항 포스코 본사에서 타운홀 미팅을 진행했다. 포스코그룹 회장이 직접 타운홀 미팅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룹 안팎에선 타운홀 미팅 이후 7월 중 대규모 인력 재배치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장 회장 취임 후 포스코그룹 행보의 키워드는 '쇄신'으로 요약된다. 포스코그룹 철강 부문 이익은 2021년 8조4400억원에서 지난해 2조5570억원으로 2년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고,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둔화하면서 이차전지소재 부문 자회사인 포스코퓨처엠의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은 359억원으로 전년 대비 78.4% 감소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4월 포스코홀딩스 내 13개 팀을 9개 팀을 축소하는 임원 인사를 단행했고, 최근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조직 개편과 인력 재배치를 검토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비상경영 체제에 맞춰 임원 급여를 최대 20%까지 반납하고, 논란이 일었던 스톡그랜트(임직원에 대한 주식 보상 제도)도 폐지했다. 임원을 대상으로 '격주 주 4일 근무'도 철회했다. 임직원에게 줬던 성과급을 환수하는 제도인 '클로백'도 주요 계열사에 도입했다. 

    신사업인 2차전지 소재와 본업인 철강의 양축이 흔들리면서 포스코홀딩스의 주가는 제자리를 찾았다.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지난해 7월 최고 76만4000원을 기록했으나 현재 36만원대로 밀려났고, 69만4000원까지 치솟았던 포스포퓨처엠 주가 역시 26만원대까지 떨어졌다. 

    포스코홀딩스는 앞서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이사회 내에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며 연내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추진하겠다 밝혔지만, 아직 자사주 소각 외에 주가를 부양할 수 있는 뚜렷한 방안이 나오진 않은 상황이다. 

    2차전지 소재 사업 투자를 두고도 시장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포스코그룹은 일단 2차전지 소재 투자를 미루면서 외부적으론 2차전지 소재 투자 '축소'는 없을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는 모양새다. 장인화 회장은 올해 3월 취임하면서 "철강과 2차전지 소재를 쌍두마차로 포스코그룹을 초일류로 이끌겠다"고 밝혔고, 5월에는 "2차전지 소재 투자 축소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시장에선 포스코그룹이 2차전지 소재 사업 투자 전략을 재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여전하다.

    올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해 조 단위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예고했던 포스코퓨처엠의 투자 계획도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장 회장이 아직 이사회 승인을 받지 않은 2차전지 사업에 대해 새로 검토하라는 지시를 했다"는 얘기도 새나오는 상황이다. 실제 1분기 포스코홀딩스 컨퍼런스콜에서도 이주태 경영전략팀장은 "이차전지 소재는 속도 조절을 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히면서 시장의 혼란은 가중되는 분위기다.

    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그래서 포스코그룹이 무엇을 하겠다는 건지 잘 모르겠다"며 "그룹 방향성이 명확하지 않다는 우려가 많다"고 전했다. 

    명확하지 않은 그룹 방향성에 대해 쇄신안까지 더해지면서 그룹 내 임직원들의 혼란도 더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최근 포스코그룹이 2차전지 소재 관련 자회사 투자를 줄이고, 기업 쇄신에 나서면서 그룹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