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주가 동반 급락…지배구조개편 '브레이크' 영향
입력 24.07.25 10:25
금감원, 24일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 영향
  • ㈜두산, 두산밥캣, 두산에너빌리티 등 두산그룹 상장사 주가가 동반 하락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두산그룹 지배구조 개편 방안에 제동을 건 영향으로 풀이된다.

    25일 10시 기준 두산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41% 하락했다. 두산밥캣은 9.67%, 두산로보틱스 8.15%, 두산에너빌리티 3.08% 내리는 등 대부분 두산그룹 상장사 주가는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의 합병 작업에 제동이 걸리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금감원은 지난 24일 두산로보틱스가 제출한 합병 및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 증권신고서를 정정할 것을 요구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15일 두산에너빌리티를 두산밥캣의 지분을 보유한 투자부문으로 분할하고, 두산로보틱스가 흡수하는 형태로 합병하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어 두산로보틱스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두산밥캣의 지분 100%를 확보하고 상장폐지 및 합병할 계획을 밝혔다.

    당시 두산그룹은 "기존 지배구조에서 그룹의 중간지주 역할을 해오던 두산에너빌리티는 본연의 에너지 사업과 미래 성장동력인 원자력, SMR, 가스·수소터빈, GT·서비스 등 고부가가치 사업 포트폴리오에 보다 집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게 된다"며 "이번 사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약 1조 2000억 원가량 차입금 감축 효과가 발생함으로써 재무구조도 개선된다"고 밝혔다.

    두산밥캣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는 투자자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사모펀드운용사 테톤캐피탈의 션브라운 이사는 22일 '두산그룹 케이스로 본 상장회사 분할 합병제도의 문제점' 세미나에서 "합병비율이 원래 96대 4로 나와야 하는데 49대 52로 나왔다니 사실상 휴지조각으로 반 정도나 희석을 당하는 것"이라며 "홧김에 저희 지분을 대부분 장내매도를 했다"고 말했다.

    국내서도 지배구조 재편 작업과 관련해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동헌 신한투자연구원은 "주식 교환 무산 시 일부 주가 회복이 예상되나 업황 둔화와 신뢰 저하로 회복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주식 교환에 성공해도 두산로보틱스의 가치를 지지하며 시너지를 보이기에는 시차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