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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그룹이 2개의 지주회사 체재로 재편한 직후 두 회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두 지주사는 고(故) 조석래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준 ㈜효성 회장과 막내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각각 지분교환 등을 통해 지배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이는데 주가의 흐름이 예상과는 달리 전개되면서 오너일가의 셈법도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효성그룹은 7월1일을 기점으로 존속법인인 ㈜효성과 신설법인인 HS효성으로 인적분할했다. ㈜효성은 효성첨단소재·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효성홀딩스USA·효성도요타 등을 분할해 HS효성을 설립했고, 지난달 말 HS효성이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분할비율은 0.82대 0.18이었다.
재상장 당일인 지난 1일 신설 법인인 HS효성의 주가는 시초가 대비 30%하락하며 하한가를 기록했다. 반면 존속법인인 ㈜효성은 11% 상승하며 장 마감했다. 코스피가 8.8% 급락하며 2400이 붕괴한 5일엔 ㈜효성과 HS효성의 시가총액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HS효성은 코스피 하락분을 크게 웃도는 15.1% 하락했고, ㈜효성은 7.4% 하락하는데 그쳤다.
현재 양사의 시가총액은 ㈜효성 6700억원, HS효성 1700억원 수준에 형성돼 있다. HS효성의 경우 재상장 당일 시초가 기준(11만8000원) 시가총액은 4400억원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절반에도 못미치는 형국이다.
'블랙먼데이'에 코스피 상장기업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기록한 것을 차치하고 재상장 당일부터 HS효성에 대한 기관투자가들의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효성은 코스피200에 포함한 기업으로 기관들의 패시브 자금이 유입돼 왔으나 분할로 인해 재상장한 HS효성은 코스피200에 포함하지 않으면서 기관들의 수요가 줄었단 평가다.
국내 기관투자가 한 관계자는 "효성그룹의 분할 재상장 직후 ㈜효성에 대한 포지션은 유지하면서 HS효성의 주식을 대거 매도했다"며 "향후 기관들이 HS효성에 대한 주식보유 비중을 꾸준히 줄여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효성화학을 중심으로 한 ㈜효성 그리고 효성첨단소재를 주축으로 한 HS효성은 사업적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조현준 회장이 이끈는 ㈜효성은 효성화학의 실적을 회복하는 게 가장 큰 관건이다. HS효성의 성장세를 보이는 계열사는 효성첨단소재가 사실상 유일하기 때문에 사업 확장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그룹의 향후 과제는 계열분리이다. 현재 ㈜효성과 HS효성의 주주는 각각 ▲조현준 33% ▲조현상 22.1% ▲국민연금 5.6% 등으로 구성돼 있다. 조현준 회장은 ㈜효성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고, 조현상 부회장은 HS효성의 지분을 늘리기 위해 각각 보유한 ㈜효성과 HS효성의 지분을 교환할 가능성이 높다.
계열분리 추진이 가능하기 위해선 HS효성의 기업가치를 키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효성의 가치가 유지되고 HS효성의 가치가 급락하는 현재 상황에선 계열분리 성공 가능성을 낙관하기만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현상 부회장이 적극적인 M&A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있지만 지금 같은 불안정한 시장 상황에선 기업가치 상승을 이끌어 낼 동력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효성그룹 전반에 대한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의 관심도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중소형주로 전락한 HS효성에 대한 주목도는 더욱 떨어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사업적 측면과 주식의 수급 측면 등을 다각도로 검토했을 때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까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재상장 당일 하한가 기록한 HS효성
5일엔 코스피 붕괴보다 더 큰 낙폭
기관들 매도세 이어지며 시가총액 절반 증발
계열분리 추진하려면 HS효성 가치 키워야
"㈜효성보다 주목받긴 어려울 듯" 평가도
5일엔 코스피 붕괴보다 더 큰 낙폭
기관들 매도세 이어지며 시가총액 절반 증발
계열분리 추진하려면 HS효성 가치 키워야
"㈜효성보다 주목받긴 어려울 듯" 평가도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4년 08월 06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