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빌리티 시공능력 '껑충'…두산그룹, 건설 포트폴리오 다시 구축할까
입력 24.08.09 07:00
시공능력평가 42→14위…수익성 개선 영향
새 브랜드 '트리븐' 출범…주요 실적 "트리마제·위브"
두산건설 재인수 가능성엔 선 그어
  • 두산에너빌리티가 올해 시공능력평가 10위권에 오르며, 그룹 차원에서 건설 부문에 힘을 쓰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새 아파트 브랜드를 출범했으며, 그룹 차원의 공식 부인에도 불구하고 두산건설 재인수 가능성이 들린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2024년도 시공능력평가'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토목건축 시공능력평가액 3조1225억원을 기록해 14위에 올랐다. 작년 1조52억원으로 42위를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1년 만에 28계단 상승했다.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의 2020~2021년 경영평가액은 유동성 위기로 채권단 관리체제로 들어서며 0원으로 인식됐다. 관리체제 종료 후인 2022년 경영평가액은 1조1942억원으로 인식됐지만, 2022년 당기순손실 4531억원을 기록하며 2023년은 경영평가액을 다시 인식받지 못했다.

    올해 두산에너빌리티의 시공능력평가액이 3배가량 늘어난 건 작년 0원이었던 경영평가액이 올해 1조9457억원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경영평가액 기준 9위를 기록했다. 작년 영업이익 1조4673억원, 당기순이익 5175억원을 기록하며 수익성을 개선한 영향이다.

    이외에도 두산에너빌리티는 2024년도 시공능력평가 중 산업·환경설비 분야에서 3조5518억원을 기록하며 삼성E&A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이 중 화력발전소(2조1065억원, 1위)와 원자력발전소(2877억원, 1위)를 중심으로 대규모 공사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두산그룹이 건설 포트폴리오를 다시 강화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작년 새로운 아파트 브랜드 '트리븐' 상표권 출원을 신청했으며, 올해 출범했다. 트리븐 홈페이지에 따르면 '주상복합, 아파트, 업무시설, 연구/의료/생산시설 등 주거 및 건축 문화 공간'과 관련한 업무를 영위한다고 설명한다. 주요 프로젝트로 서울숲 트리마제, 청계천 두산위브더제니스 등을 언급하고 있다. 두산위브는 두산건설의 아파트 브랜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2021년 채권단의 관리체제 당시 국내 사모펀드(PEF) 큐캐피탈파트너스가 최대주주인 특수목적회사(SPC) '더제니스홀딩스 유한회사'에 두산건설 경영권 53.6%를 넘긴 바 있다. 인수가액은 유상증자와 현물출자를 합쳐 약 3700억원이었다. 나머지 지분은 두산에너빌리티가 갖고 있다.

    일각에선 두산그룹이 두산건설을 재인수 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박정원 회장은 2016년 그룹 회장직 취임 전까지 ▲2007년 두산건설 부회장 ▲2009년 두산건설 회장직에 올라 두산건설을 이끌었다. 두산건설의 경영권을 보유한 큐캐피탈파트너스는 늦어도 2026년까지 두산건설의 경영권을 매각할 계획을 세운 상태다.

    두산그룹은 재인수 가능성을 공식 부인했다. 두산그룹은 "채권단 관리체제에 들어설 당시 두산건설은 두산 그룹의 가장 큰 리스크였다"며 "그룹 차원에서 리스크가 재발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