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Y한영 성과급 시즌에 직원들 ‘동요’
입력 24.08.20 07:00
성과급 가이드라인 나오고 ‘시끌’
부진한 실적 속에 지급 시기 밀리고
규모도 크게 줄어들 것이란 관측
한영 "상황에 따라서 성과급 8월 초나 월말에 줬다"
  • EY한영(이하 한영)이 올해 결산을 마치고 성과급 시즌에 돌입했다. 성과급 지급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나온 가운데 직원들은 동요하고 있다. 성과급이 예년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서다. 파트너들도 성과급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직원들 성과급 감소에 대한 우려가 더 큰 상황이다. 

    한영 회계법인이 6월 말 결산을 마치고 성과급 지급에 들어간다. 예년에는 8월 초에 성과급을 지급했다면 이번에는 이달 말에나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이다. 각 부문별로 성과급에 대한 가이드라인 정도가 제공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한영 관계자는 “성과급이 작년에는 8월 초에 나왔지만 올해는 월말로 예상된다”라며 “구체적인 성과급 지급상황에 대해선 언급할 것은 없으며, 성과급은 상황에 따라서 8월 초나 월말에 지급해왔다”라고 말했다.

    파트너들도 성과급이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직원들의 동요가 유독 크다. 성과급 지급 시기가 뒤로 밀리면서 성과급이 나오지 않거나, 월급이 조금 오른 수준으로 나오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한 빅4 회계법인 관계자는 “직원들 월급에 일부 더해서 나오는 수준으로 말이 나오고 있다”라며 “성과급이라고 따로 줄만큼의 액수도 안돼서 그럴 수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파트너 이하 직원들은 성과급이 ‘고정급’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에서 성과급에 예민하다. 성과급이란 명목하에 지급은 되어 왔지만,  빅4 회계법인에서 직원들 성과급을 줄이거나 제때 안준 적은 드물다. 

    한 빅4 회계법인 관계자는 “파트너 이하 직원들은 월급의 200~300% 성과급을 고정급 개념으로 매년 받아왔다”라며 “직원들 성과급마저 줄어든다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다”라고 말했다. 

    한영의 성과급이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은 저조한 실적이 거론된다. 이미 실적을 발표한 삼정회계법인의 경우 영업이익은 122억원에서 22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은 96억원에서 78억원으로 감소했다. 재무자문 부문에서 10%가량 매출 감소한 영향이 컸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한영회계법인 재무자문 부문과 컨설팅 실적 감소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에도 순이익이 전년 대비 85.4%나 감소했는데, 이번에도 실적 개선은 안되었다는 설명이다.

    한 한영 회계법인 파트너는 “전반적으로 실적이 안좋은 상황이다”라며 “실적이 안 좋으니 성과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부 파트너들은 파트너 배당을 줄여서라도 직원들 성과급은 맞춰줘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한다. 

    한영은 글로벌 회계법인인 EY가 경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기 때문에 국내 상황에 따른 성과급 조정이 쉽지는 않다. 글로벌 EY의 정책에 따라서 파트너 배당이 정해지고, 성과급 등 경영상황을 글로벌의 허락을 맡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빅4 회계법인 파트너는 “직원들 동요를 막기 위해서라도 성과급만큼은 맞춰줘야 한다”라며 “하지만 한영의 경우 모든 프로세스를 글로벌에 맞춰서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 사정에 따라서 파트너 배당과 성과급을 조절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이번 성과급 이슈로 빅4 간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작년 딜 가뭄이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성과급을 올려줄 수 있는 곳은 빅4 회계법인 중에서 삼일 정도가 꼽힌다. 삼정은 파트너들 성과급은 다소 줄였지만, 직원들 성과급은 그대로 지급했다. 

    반면 한영은 직원들 성과급마저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안진의 상황도 한영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빅4 회계법인은 코로나 시기에는 ‘유동성’을 바탕으로 서로 인건비 올리기 경쟁에 나선 바 있지만, 이제는 성과급을 주냐 안주냐가 회계법인 인력 이탈의 주요 이슈로 부상했다. 

    다른 빅4 회계법인 관계자는 “당장 회계사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아서 대규모 인력 이탈은 없더라도, 이번 성과급 이슈로 빅4 회계법인 내에서도 삼일, 삼정에 대한 선호가 커진 것도 사실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