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PRS 1조 조달 가능 이유는 증권사의 'SK그룹 사랑'
입력 24.09.02 07:00
SK온, PRS 방식으로 신주 매각해 1조원 조달 결정
SK그룹 파생딜 기대감에 증권사 적극 참여 분위기
1조원 물량 시장에 풀릴까…향후 처리방식 관심사
  • SK온이 1조원에 달하는 신주를 발행, 이를 매각해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대규모 자금 조달을 준비 중인 SK온은 PRS(주가수익스와프; Price Return Swap) 방식으로 증권사에 처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온은 국내 주요 증권사로부터 SK온 신주 대상 PRS 거래 참여의향서(LOI)를 받고 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SK온 구주를 매각하고 자금을 SK온에 대여하는 방식도 고려했으나, SK온 신주를 증권사에 직접 넘기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관측된다. 

    대기업발 '빅딜'에 증권사간 경쟁이 붙으면서 목표액(1조원)을 훌쩍 넘는 자금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주요 대형 증권사들은 이미 각각 4000억~5000억원에 달하는 투자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진다. 

    일부 증권사는 아직 LOI를 제출하지는 않았지만, 내부 검토 이후 참여 의향을 내비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9월까지 수요로는 수조원의 자금이 모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 최종 발행 규모는 1조원 내외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아직 최종 규모 등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일부 증권사가 4000억~5000억원을 써내는 등 목표치 달성은 어렵지 않은 분위기"라며 "증권사들이 SK온 자체보다는 SK그룹과의 관계를 고려해 다들 참여하고 있고, SK온 IPO(기업공개) 등 파생딜이 적지 않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각각 제안도 하는 등 (SK 측과) 자금 조달에 대해 논의해왔고, 현재는 세부적인 조건 등에 대해 검토를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적극적인 참여 배경으로는 향후 SK그룹에서 나올 수 있는 다양한 딜 파이프라인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분석이다. 부동산 업황 둔화로 증권사 먹거리가 줄어든 점도 기업금융 경쟁에 불을 붙인 요인으로 파악된다. 

    증권사들은 이번 투자를 통해 SK온 IPO 주관사 선정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를 바랄 수도 있다. 아직 SK온이 흑자전환에 성공하지 못한 만큼, 추가 자금조달 등 향후 나올 거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증권사 입장에서 수수료 수익은 상당한 수준은 아닐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해당 거래와 관련해 SK온 측이 증권사들과 논의 중인 수수료율은 5% 중후반대로 전해진다. PRS는 담보물의 가치보다는 신용도가 중요하게 여겨지는데, SK온의 신용등급이 A+인점을 고려하면 수수료율이 높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향후 SK온이 발행할 신주가 시장에 풀릴지도 관심이 모인다. 증권사는 계약만기에 따라 자산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처분할 수 있다. 다만 통상적으로는 회사와 합의를 거치는 것으로 알려진다. SK온이 증권사들이 보유한 주식을 되사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