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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단독경영 체제에서 불거진 회사의 지배구조·재무건전성 악화 문제를 지적하며 영풍과 함께 공개매수에 나선 배경을 밝혔다. 이번 거래는 최대주주 영풍과 합의하에 진행하는 통상적인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거래로, 최 회장 이후 악화한 지배·재무구조를 바로잡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19일 MBK파트너스는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 회장 경영 체제에서 불거진 대리인 문제에 대한 여러 의혹과 우려를 제기했다. 지분 2% 남짓을 보유한 경영자 최 회장이 ▲최대주주 영풍그룹·장씨 일가와의 합의를 파기하고 ▲불투명한 의사결정을 내려 회사를 위기에 빠뜨렸다는 주장이다.
MBK파트너스는 이번 공개매수가 이 같은 상황을 우려하는 고려아연 최대주주 영풍그룹의 요청으로 시작된 바이아웃 거래라고 강조했다.
이날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오랜 기간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한 영풍그룹과 합의하에 좀 더 안정적인 경영권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공개매수"라며 "국내법에 따라 허가받은 토종 사모펀드(PEF) 운용사로서 현재 고려아연 상황에서 기회 요인을 포착하고 장기 안목으로 바이아웃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MBK파트너스는 최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며 고려아연의 재무 안정성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하고 있다. 2019년 최 회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을 당시 410억원에 불과했던 부채가 올 상반기 기준 1조4110억원으로 35배나 증가했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 2조5000억원에 달하던 순현금 자산은 약 66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이 올 연말까지 순현금을 모두 소진하고 순부채로 돌아설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고려아연이 매년 8000억원 이상 현금을 벌어들이고 있고, 최대주주 반대에도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나서며 추가 자금을 받아들였는데 4조원 가까운 현금이 다 어디 갔는지 의문"이라며 "대리인 최 회장 체제 고려아연이 현금을 물 쓰듯이 한 것으로 보인다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라고 말했다.
최 회장 주도하에 불투명하게 집행된 투자 사례들은 이 같은 상황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 2019년 이후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조작에 연루된 원아시아파트너스에 5560억원을 출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SM엔터테인먼트 지분 매집에 활용된 하바나 1호 펀드의 경우 고려아연 지분율이 99.82%로 사실상 단독 출자 형태인데, 이사회 보고 없이 하루 만에 출자가 이뤄졌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밖에 자본잠식 상태인 이그니오홀딩스에 대한 5820억원 규모 투자 과정에서 최대주주 영풍그룹에 허위 기록을 제출했다는 의혹도 함께 다뤄졌다. MBK파트너스와 영풍그룹은 현재 해당 투자 건이 최 회장 개인이 전결 처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2019년 이후 본업과 연관성이 없는 여행 브로커, 부동산, 엔터사, 제작사 등 38개 투자에서 30곳이 당기순손실 구간"이라며 "지분 2%를 쥔 최 회장이 회사 현금을 마음대로 쓴 것으로 보인다. 지배구조가 망가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MBK파트너스는 이번 공개매수가 실패할 가능성이 낮고, 현대차·한화·LG 등 예의 '백기사 지분'에 대한 시장 우려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국내외 전략적 파트너사들이 보유한 지분 약 16%는 회사의 파트너일 뿐, 최 회장 개인과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기로 약정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제외하면 유통주식 중 97% 이상이 기관투자자 및 기타법인 보유 물량으로 나타났다. 최 회장이 지분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개인투자자 보유 지분이 쪼그라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MBK파트너스는 현재 기관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 평균보유단가가 45만원 아래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2일 밝힌 공개매수가 66만원은 이미 51.4% 정도의 프리미엄을 반영한 가격이라는 설명이다.
김 부회장은 기관투자가들이 당분간 주가 흐름을 살핀 뒤 공개매수에 응할 것이라 전망했다.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 직후 고려아연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5% 이상 오른 70만원 이상에서 거래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중국계 자본과의 관련성 및 해외 매각 가능성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이외 정치권과의 소통 부족에서 발생하는 오해나 임직원·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의 우려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MBK, "최윤범 체제서 재무·지배구조 문제 악화"
원아시아PE·이그니오 등 부실투자 의혹 재차 강조
최대주주 합의하에 문제 바로잡기 위한 바이아웃
"공개매수 성공할 것"…대부분 기관이 보유한 물량
회견 직후 주가는 5% 상승…中 관련 의혹 선 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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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4년 09월 19일 13:23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