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정 김교태 회장, 4연임까지 확정...2029년 만 71세까지 19년 집권 예정
입력 24.09.20 10:32|수정 24.09.20 10:49
내년 3연임 만기 예정이었으나 20일 미리 사원총회 열어 연임확정
당초 "내년 퇴진하겠다" 사원총회서 언급했으나 번복하고 4연임
2011년부터 2029년까지 집권 기록 남겨…감독당국 등 눈치 예상
  • 삼정KPMG가 김교태 회장의 임기를 4년 연장하기로 했다. 2011년부터 14년째 삼정KPMG를 이끌고 있는 김 회장은 2029년까지 총 19년간 최고경영자(CEO)로 재임하게 됐다.

    삼정KPMG는 20일 오전 사원총회를 열고 내년 5월까지인 김교태 회장의 임기를 4년 연장하기로 의결했다. 네 번째 연임으로, 1958년생(현재 만 66세)인 김 회장이 71세까지 회사를 이끌게 되는 것이다.

    삼정KPMG는 "업계 전반 성장이 정체되고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리더십 유지를 미리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사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재선임을 조기에 확정했다"고 밝혔다.

    삼정KPMG는 만 60세(한영)ㆍ62세(삼일, 안진)로 정년을 제한한 경쟁사와는 달리 사실상 임기에 제한이 없다 사원총회 결의만 있으면 나이와 상관 없이 계속 연임할 수 있는 구조다.

    이는 삼정의 역사와도 관련이 있다는 평가다. 2000년 삼정회계법인이 덩치가 더 큰 산동회계법인 인력을 흡수한 이후, 삼정 출신과 산동 출신 간 반목이 지속돼왔다. 극심한 내부 파벌갈등을 겪다가 창업주였던 윤영각 회장이 물러나고 이후부터 현 김교태 회장이 장기집권하고 있다. 윤영각 회장은 삼정, 김교태 회장은 산동 출신이다.

    이번 연임은 김 회장이 본인의 발언을 번복한 것이기도 하다. 내년 5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김 회장은 지난 6월 사원총회에서 "이번 임기를 마지막으로 재연임에 도전하지 않겠다"며 "글로벌 측과의 합의 등 절차를 고려해 올해 가을까지 후임 선정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김 회장이 과거에도 사석에서 비슷한 발언을 반복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식 발언'에도 불구, 연임에 도전하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로 이날 4연임이 확정되며 김 회장은 본인의 발언을 3개월만에 뒤집은 셈이 됐다. 

    파트너 사원총회에서 만장일치 동의를 끌어내며 '본인은 퇴진하고자 했으나, 위기 상황에서 안정적 리더십을 위해 후배들이 한번 더 모시는' 모양새도 만들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회장이 4연임을 확정함에 따라 금융당국이 어떻게 대응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금융당국은 사기업인 회계법인의 CEO 임기에 원칙적으로 관여하긴 어렵지만, 회계 투명성 및 선진화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 차원에선 CEO에 집중된 지배구조에 대해선 살펴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