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코리아 밸류업 지수' 공개…KB금융·하나금융 종목서 누락
입력 24.09.24 16:41
금융주 비중 10%, 지수에 저PBR주인 통신주는 미포함
삼성전자·SK하이닉스 포함한 데 "지수 수익성도 고려"
운용업계 반응 미온적…"기존 지수들과 다를 바 없어"
  • 한국거래소(이하 거래소)가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코리아 밸류업' 지수 종목을 공개했다. 당초 지수 기초자산으로 대거 포함될 것으로 예상됐던 KB금융, 하나금융지주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거래소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구성종목  및 선정기준을 발표했다. 대상은 코스피, 코스닥 시장 상장종목이다. 국내 증시에서 저평가를 받고있는 주식 종목들의 기업가치 제고를 지원하기 위해 개발했다는 설명이다. 

    선정방식은 5단계로 이뤄진다. ▲시총 상위 400위 이내일 것 ▲최근 2년 연속 적자 또는 2년 합산 손익 적자가 아닐 것 ▲최근 2년 연속 배당 또는 자사주 소각을 실시했을 것 ▲PBR 순위가 전체 또는 산업군 내 50% 이내일 것 ▲ 자본효율성 평가가 우수한 기업 등이다. 이를 바탕으로 1000개 종목을 선정했다. 

    종목구성은 9개 산업을 포괄하게 됐다. 구체적으로는 반도체 등 정보기술(24곳), 산업재(20곳), 헬스케어(12곳), 자유소비재(11곳), 금융/부동산(10곳), 소재(9곳), 필수소비재(8곳), 커뮤니케이션 서비스(5곳), 에너지(1곳) 등이 포함됐다. 

    다만 금융주 비중은 전체의 10%를 차지했다. 당초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주주환원율이 높은, 시가총액 상위에 포함된 금융 관련 종목들이 대거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당초 후보군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KB금융, 하나금융지주는 포함되지 않았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포함됐다. 이에 투자업계에선 해외 피어그룹 대비 저평가된 종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해 거래소 측은 "한 번도 나오지 않은 지수이기 때문에 시가총액이나 유동성 외 수익성이라든지 여러 선정 기준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라며 "특정 기업 포함 여부는 그렇게 크게 중요하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향후 거래소는 밸류업 지수 공개 후 지수와 연계된 상장지수펀드(ETF) 등 금융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거래소 측은 주요 자산운용사 대상 밸류어 지수 기초 ETF 수요 조사 결과 10개사 정도가 참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운용업계에서는 공개된 지수 종목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다. 에스오일 등 배당주를 포함시키려는 의지가 보이긴 하지만 그간 저PBR주로 분류됐던 금융주 비중이 낮고 통신주는 포함조차 되지 않아서다. 사실상 KRX 300 등 기존 시장대표지수와는 차별화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국민연금공단 등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할 의지가 있다면 운용사들이 해당 지수를 벤치마크(BM) 삼는 펀드를 조성하는 안을 고려할 가능성도 있지만 운용사들의 참여 의지는 수요조사와 괴리가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