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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증권사 IB부서들이 잇따라 '몸 사리기'에 나서는 가운데, 공격적 전략을 구축한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움직임이 관심을 끌고 있다. 리더십 차이ㆍ내부 실적 압박 등 여러 원인이 회자되는 가운데, 결국 짊어진 리스크만큼의 수익성을 선보일 수 있느냐가 핵심 변수로 떠오른 상황이다.
3분기 ECM 부문에서 가장 화두가 된 딜은 '펩트론 유상증자'였다. 바이오 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비만 치료제 관련 기업이긴 하지만 실적이 부진하다. 올해 상반기 누적 기준 122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순손실을 내긴 했지만 그 규모는 1년 새 더 확대된 모습이다.
게다가 펩트론의 최대주주인 최호일 대표가 배정받을 주식의 50%만 청약할 예정이며 신주인수권증서 상장 거래 전의 기간 동안 보유한 주식 일부를 블록딜(장외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주가는 6만원대에서 4만원대로 크게 하락했다. 유상증자 관련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는 과정에서 정관에 황금 낙하산 조항이 있는 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같은 리스크가 부각되기 전 중소형 증권사들은 해당 딜에 참여할지 여부를 두고 고심했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주관하지 않기로 결정했는데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주관사로 나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미매각 리스크가 크다는 판단에서 중소형 증권사들이 참여를 망설인 딜이라고 들었는데 어느 순간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주관사로 나서는 것으로 알려져 시장에 충격을 줬다"라며 "물론 중소형사들이 소화해내기엔 공모규모가 1200억원 수준으로 커서 쉽지는 않았을 것 같긴 하다"라고 말했다.
이 두 증권사는 하이브 사모 전환사채(CB) 발행 당시에도 잡음의 주인공이었다. 이 과정에서도 한국투자증권은 총액인수 방식과 추가 자금지원을 약속하는 등 딜 수성에 적극 뛰어들었다. 미래에셋증권 또한 역공세에 나섰다. 결국 주관사 자리는 미래에셋증권에게 돌아갔다.
일각에선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이같은 영업전략을 몇년째 이어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형 증권사들이 보던 부실기업 유상증자 딜을 가져와 진행하는 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CJ CGV 영구채 미매각 사태를 겪은 이래 IB 부문에 힘이 빠지는 듯 했지만 하이브 CB 딜 수성 이후 다시금 힘이 실리는 분위기라고 전해진다.
그럼에도 불구, 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쏟아지는 이유는 경쟁사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서다.
최근 증권사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태 여파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PF 자산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 기업금융 관련 자산을 다수 확보해 수익 기반을 만드는 것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자산으로는 대기업 계열사나 호실적을 내는 기업들이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이 선호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은 금리가 6~7% 정도 나온다. 이를 기반으로 증권사가 매입확약을 해주면서 전자단기사채로 유동화하면 2%가량 차익을 확보하는 구조를 짤 수 있다"라며 "그 목적으로 많은 증권사들의 관심을 보이는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리스크를 감행하는 이들의 영업 방식에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잖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ECM 실무진들을 대상으로 주도적으로 딜을 가져와 성의를 보이도록 주문하고 있다고 한다. IB 부문 내에서도 IPO, ECM 관련 실적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탓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연간 실적 목표치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수수료 수익을 벌기 까지 시간이 필요한 ECM 딜의 특수성이 반영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진 바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물론 실무진이 가져온 딜에 대해 리스크 검토를 하긴 하겠지만 실무진들의 딜 소싱 관련해 갯수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라며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자기자본(PI) 투자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한 것도 배경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하이브 CB 발행 과정에서 미매각이 나지 않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 됐다. 하이브는 CB 발행 소식이 전해진 후 방시혁 의장의 사생활 논란, 산하 레이블 어도어 소속 걸그룹인 뉴진스의 긴급 라이브 방송 등 논란에 직면한 상황이다. 지난 24일에는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CB 투자 여부를 검토하던 출자자(LP)들도 주가 추이를 살피고 있는 중이다. 10월 초 딜 클로징이 예정돼 있었지만 기간이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CJ CGV 영구채 미매각 이후 미래에셋증권 IB 부문이 적극 딜을 꾸려 나가는 것이 사실상 어려웠다"라며 "하이브 CB 또한 미매각이라는 결말을 맞이할 경우 또다시 IB 부문의 힘이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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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4년 09월 29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