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보단 킥스 비율에 달린 CEO 연임? 긴장감 맴도는 보험업계
입력 24.10.18 07:00
호실적은 이어지지만 실적 신뢰성 떨어져
금리 인하기 접어들면서 건전성 비율 악화
CEO 성과 지표도 건전성 비율 관리로 옮겨가
  • 연말인사 시즌이 다가오며 주요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임기를 연장할 수 있을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예년 같았으면 실적이 좋고 나쁨에 따라서 연임 여부가 갈렸다면 올해엔 분위기가 다소 다르다.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으로 보험사를  평가하는 기준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실적 신뢰성이 떨어진 상황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적보다는 건전성 비율을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가 보험사 CEO를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가 됐다는 설명이다. 금리 인하기 건전성 비율(킥스 비율)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보험사 경영에 킥스 비율이 핵심지표가 됐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부터 시행되는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 관행에 따라 보험사 CEO 선임 절차가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르면 CEO가 임기를 앞둔 경우 임기만료 3개월 전 승계 프로세스를 시작해야 한다. 올해 연말인사에선 신한라이프, KB라이프 등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 CEO들 임기만료가 몰려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다. 

    실적만 놓고 보면 어느 보험사 하나 빠지지 않고 호실적을 기록했다. 한화투자증권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상장보험사 7곳의 실적은 전년동기 대비 약 50%가량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동양생명의 생보 3사의 3분기 순익 총합은 1조234억원으로 전년동기 4520억원 대비 126.4%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한화손해보험 등 손보 4사의 3분기 순익 합계는 1조3318억원으로 전년 대비 17.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숫자만 놓고 보면 보험업 ‘호황기’라고 볼 수 있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그렇지 않다. 한화투자증권도 3분기에는 실적보다는 다른 요인들을 점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보험업종의 경우 3분기 시장금리 하락에 대한 자산 및 부채의 평가액 변화가 보다 투명하게 드러나는 만큼 자본의 금리민감도를 비교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더불어서 IFRS17 도입 2년차로써 아직 불확실성이 잔존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보험사 CEO 연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실적관리 보단 얼마나 건전하게 회사를 운영하느냐가 CEO 평가 잣대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도 그럴것이 올해 들어 보험사들의 건전성 지표인 킥스비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지난 6월말 기준 킥스 비율을 공시한 22곳의 생명보험사 가운데 16곳의 수치가 하락했다. 손해보험사는 19곳 중 12곳의 킥스 비율이 악화했다. 주요 보험사들도 예외없이 건전성 비율이 하락했다. 3분기 미국을 시작으로 금리인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해당 비율 하락은 더욱 빨라질 수 있다. 

    보험사별로 살펴보면 삼성생명의 킥스비율은 작년 말 218.5%에서 201.5%로, 한화생명은 183.8%에서 162.8%, 교보생명 193.8%에서 161.2% 등 주요 생보 3사 모두 킥스비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중소형 보험사 중에선 킥스비율이 금융당국 권고치 150%를 밑돈 곳도 있었다.

    이는 고스란히 자본조달 비용 증가로 이어진 다는 점에서 회사에 그대로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발행 등에 나서게 될 경우 이자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어느 시점에 얼마나 자본확충을 하느냐를 놓고 CEO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특히 현재의 IFRS17 구조 하에선 CEO뿐 아니라 보험사 평가에서 당기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었다. 미래이익을 차감하는 방식으로 순익을 인식하기 때문에 결국 미래 먹거리 마련과 동시에 얼마나 건전하게 회사를 경영하느냐가 핵심지표가 됐다.

    결국 미래이익(CSM) 증가를 얼마나 했느냐, 킥스비율을 얼마나 높였느냐가 CEO의 핵심역량이 됐다는 설명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기순이익으로 연임을 결정하던 방식은 현행 IFRS17 제도하에선 적절하지 않다”라며 “얼마나 자본비율을 잘 관리하고, 미래이익을 증대시켰느냐로 CEO 평가 잣대가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