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실적 SK하이닉스, 기관의 HBM 우려에 '시기상조' 일축
입력 24.10.24 11:28
고객사 AI 메모리 수요, 예상 초과
이미 HBM3E 출하량, HBM3 넘어서
내년 인프라 투자 규모 증가 계획
  • SK하이닉스가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HBM 수요 둔화와 공급 과잉을 우려한 기관투자자의 질문이 이어졌다. 회사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고객의 AI 투자 의지 ▲후발업체와의 기술·제품 격차 등을 강조하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영업이익이 7조3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8.6% 증가했다고 24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7조5731억원으로 7% 증가했다. 순이익은 5조753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매출은 기존 기록인 올해 2분기 16조4233억 원을 1조원 이상 넘어섰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영업이익 6조4724억 원, 순이익 4조6922억 원)의 기록을 크게 뛰어넘었다.

    SK하이닉스는 "데이터센터 고객 중심으로 AI 메모리 수요 강세가 지속됐고, 이에 맞춰 회사는 HBM, 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며 "특히 HBM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330% 이상 증가하는 탁월한 성장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는 국내외 기관투자자의 질문이 쏟아졌다. HBM의 수요 둔화와 공급 과잉을 우려한 목소리도 나왔다.

    SK하이닉스는 이러한 우려가 '시기상조'라며 일축했다. 회사는 "HBM은 일반 D램과 달리 장기 계약 구조다. 내년 고객별 물량과 가격 협의를 이미 완료했다"며 "오히려 HBM 신제품 개발에 필요한 기술 난도는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라 수율 로스, 고객 인증 여부와 같은 여러 요인 감안하면 메모리 업계가 고객이 요구하는 품질에 적기 충분히 공급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수요 측면에서의 업사이드 가능성, 공급 측면에서의 다운사이드 가능성이 높아 내년에도 공급보다는 수요가 강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고객들이 일반 D램과 달리 HBM에 장기계약을 체결하는 것도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라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HBM3E 수요 대응을 위해 HBM3과 DDR4 등 기존 레거시 생산 규모를 빠르게 축소할 계획이다. PC와 모바일 수요가 둔화하고 중국 업체들이 시장에 진입하며 D램의 가격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고성능·고사양 HBM 수요는 증가할 거란 판단이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AI 메모리 수요가 예상치를 초과하고 있으며, 고객사들의 추가 공급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미 확보된 내년도 (HBM3E 제품) 고객 요구 물량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투자도 집행하고 있지만 당초 계획보다 증가한 수요를 모두 대응하는 것은 회사 생산 여력에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회사는 가능한 한 빠르게 HBM3과 DDR4 등에서 활용됐던 레거시 테크를 선단 공정으로 전환해 수요가 둔화하는 제품 생산은 줄이고 HBM3E 생산을 확대하는 데 집중해서 고객 추가 수요에 최대한 대응할 계획"이라 밝혔다.

    3분기 중 HBM3E 출하량은 이미 HBM3 출하량을 넘어섰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중 HBM3E 출하량이 HBM3를 넘어섰고 4분기는 예정대로 HBM3E 12단 출하를 시작할 것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HBM3E 12단 제품의 비중인 HBM3E 공급 물량 중에서 절반 이상으로 증가할 계획"이라며 "D램 매출 성장 견인하는 HBM 매출 비중은 3분기 30%로 확대됐고 4분기 40% 수준에 이를 것"이라 전망했다.

    올해 인프라 투자 규모는 10조원 중후반대 수준으로 연초 예상보다 높아졌다.

    SK하이닉스는 "미래 성장을 위해 준비 중인 M15X 팹과 용인 클러스터 1기 팹투자로 내년 인프라 투자는 올해보다 증가할 예정"이라며 "먼저 완공되는 M15X가 D램 생산에 기여하는 시점은 2026년으로 예상한다. 수요 환경에 맞춰 신규 팹의 양산시기와 규모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