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법인 지정감사제 '갑론을박'…높은 야당 문턱에 폐지는 '불투명'
입력 24.10.28 07:00
금융위 TF 설치 논의...내년으로 미뤄져
기업들은 폐지 vs 회계법인 유지 팽팽히 맞서
갑론을박 이어지지만 국회 문턱 넘긴 쉽지 않을듯
야당 추진 법안인데다 금투세 대비 관심도 낮아
  • 지정감사제 시행 5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필요성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회계투명성 강화를 위해선 제도의 존속이 필요하단 견해와 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준다는 반대 의견이 팽팽히 맞선다. 

    그럼에도 현재 정치구도상 제도 폐지까지는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국회 다수당인 야당이 발의한 법인 만큼 폐지할 유인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지정감사제 폐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기업들을 중심으로 해당 제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다. 이 때문에 해당 제도 존속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테스크포스(TF) 구성 논의 등이 이어지고 있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지정감사제 존폐 여부 등을 논의하기 위한 TF 구성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라며 “올해 TF 구성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있었지만, 내년으로 미뤄진 상태다”라고 말했다.

    지정감사제 폐지 목소리를 신외감법 도입 이후에 꾸준히 있어왔다. 작년에는 하태경 의원 등을 중심으로 신 외감법 일부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해당 개정안에는 지정감사제 폐지하는 내용이 중요 골자로 들어가 있다. 

    지정감사제가 도입 이후부터 '뜨거운 감자'인 이유는 기업들과 회계법인이 서로 팽팽하게 맞서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세계 어디에도 없는 제도이며, 과도한 부담을 준다는 이유로 해당 제도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반해 회계법인들은 회계 투명성 강화를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제도란 입장이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 프로그램‘ 성공을 위해서도 회계 투명성 강화가 필요하단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에서도 거버넌스 선진화를 위해 지정감사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양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다 보니 금융위에서도 해당 제도에 대한 검토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확실한 방향을 결정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갑론을박은 이어지지만 막상 제도 개편은 쉽지 않을 것이란 견해가 많다. 

    우선 해당 법안을 만든 야당이 국회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법 개정에 나설 명분이 뚜렷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금투세의 경우와 달리 지정감사제 문제는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사항과는 다소 동 떨어진 이슈다. 금투세 처럼 여론이 민감해 할 이슈가 아닌만큼 기존 입장을 번복해서 법 개정에 나설 이유가 뚜렷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특히 해당 법을 추진한 최운열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을 맡으면서 신외감법 사수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법 개정을 위한 국회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최 회장은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지정 감사제)로 대표되는 외부감사법 개정안(신외감법)을 추진한 건 회계 투명성을 높여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정치역학 구도상 야당의 동의를 받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라며 “여론의 관심도 높지 않은데 굳이 야당이 발의한 법안을 스스로 개정할 유인이 많지 않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