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금융·은행에 대한 정기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금융감독원이 KB금융·은행 검사를 실시하던 인력의 약 절반가량을 우리금융 검사에 투입했다. 당초 내년 하반기 실시돼야 할 정기검사를 조기에 시행한 데 이어 추가 인력까지 투입하면서, 당국이 우리금융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감원은 지난 7일부터 내달 17일까지 약 6주간 우리금융·은행에 대한 정기검사에 돌입했다. 앞서 우리금융에 대한 정기검사는 2021년 11월에 진행돼 다음 정기검사는 2025년 하반기에 실시될 예정이었지만, 올해 횡령과 부당대출 등 금융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앞당겨졌다.
금감원원은 이에 앞서 8월 22일부터 KB금융·은행에 대한 정기검사도 실시하고 있는데, 우리금융 검사에 돌입한 이후 KB금융 검사 인력의 약 절반가량을 우리금융 검사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에 대한 검사는 지난 11일 대부분 마무리됐지만, 내부통제 등 일부 부서를 대상으로 검사 기간이 약 2주가량 연장된 것으로 전해진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이 KB금융에 대해 대출관리, 여신 업무 프로세스부터 가계대출, 대체투자 손실 및 사후관리 등 업무영역 전반에 걸쳐 검사를 진행했다"라며 "대부분 검사를 마무리했지만 내부통제 등 일부 부서에 한해 연장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우리금융 검사를 실시하면서 인력 절반을 우리금융에 투입했다"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에 대한 당국의 압박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우리금융 검사에 돌입하기 전부터 손태승 전 회장의 부당대출과 관련해 "경영진이 책임져야 한다"라며 임종룡 회장의 사퇴를 압박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조기에 실시된 이번 검사도 이 원장의 의중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 국회 관계자는 "임종룡 회장이 이복현 원장에게 소위 '찍혔다'는 얘기는 금융권 내에서 공공연하다"라며 "국정감사에서도 이 원장의 발언을 두고 '월권'이라는 정무위원들의 지적이 잇따랐을 정도"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당국의 검사 결과에 따라 임종룡 회장의 거취가 결정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앞서 국감 증인 출석을 앞두고 일각에선 임 회장의 조기사퇴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임 회장은 "잘못해서 책임져야 할 일이 있으면 책임 지겠다"라며 조기사퇴설을 일축했다.
국감을 넘긴 임 회장에게 있어 남은 '책임져야 할 일'은 당국의 정기검사 결과라는 설명이다. 경영실태평가에서 3등급 이하가 나오면 임 회장의 '비은행 경쟁력 강화'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동양생명·ABL생명 인수가 무산될 수 있다. 이 경우 책임소재가 우리금융의 수장인 임 회장에게로 향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금융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임종룡 회장이 국감과 금감원의 정기검사까지는 자리를 지키며 책임을 지려는 의지가 강하다"라며 "이번 국감도 임 회장 본인이 출석해서 소명하려는 의지가 강했던 걸로 안다"라고 말했다.
결국 시장의 시선은 경영실태 평가 결과에 모인다. 특히 내부통제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은행업감독규정을 개정하며 '내부통제' 평가항목을 분리·신설하고 평가비중을 5.3%에서 15%로 크게 상향한 탓이다. 최근 우리은행에서 금융사고가 잇따랐던 만큼, 비중이 높아진 내부통제 평가항목이 경영실태평가 결과를 좌우할 것이란 관측이다.
당국, 7일부터 6주간 우리금융 정기검사
KB금융 검사 인력 절반 우리금융에 투입
압박 수위 높이는 당국…임종룡 거취 관심
'5.3%→15%', 높아진 내부통제 비중이 변수
KB금융 검사 인력 절반 우리금융에 투입
압박 수위 높이는 당국…임종룡 거취 관심
'5.3%→15%', 높아진 내부통제 비중이 변수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4년 10월 25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