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R, 악셀 대주단에 "추가 자금 투입 하면 대출 탕감 줄이겠다"…4일 최종 결정
입력 24.10.28 15:07
KKR, 대출 탕감 요구 80%->40%로 낮췄지만
추가 자금 투입 전제에 국내 대주단 '난색'
4일까지 최종 의견 취합…"누가 하려고 하겠나"
  •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KKR이 대주단의 고통분담을 재차 요구하고 나섰다. KKR은 인수 2년 만에 부실화된 악셀그룹의 대출 탕감 요구 수준을 낮추는 대신 대주단에 추가 자금 투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단 입장에선 실익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KR은 최근 악셀그룹 대주단에 인수금융 대출의 40%를 탕감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중 절반인 20%에 대해서는 출자전환 방안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당초 요구한 채무탕감 비율(80%)보다는 낮아진 수준이다. 

    다만 이는 추가 자금 투입을 전제로 한 제안이어서, 실질적으로는 이전 요구안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KKR은 현재 악셀그룹 당시 일으켰던 인수금융의 약 10%를 국내외 대주단으로부터 조달하려고 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해외 대주까지 포함한 전체 인수금융의 10%(약 1400억원) 이상을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대다수의 대주단이 대출 증액에 회의적인 상황이어서 일부 금융사가 상당 부분을 부담해야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KKR은 2022년 악셀그룹 인수 당시 약 1조4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일으켰다. 이 중 약 2000억원은 신한투자증권이 대표 주관해 국내 기관투자자들에게 매각됐다. 신한은행, 신한투자증권, 신한캐피탈 등 신한GIB를 비롯해 한국투자증권,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증권, 수협중앙회, 메리츠화재,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등이 대주단에 참여했다.

    KKR은 해외 현지시각 기준 11월 1일, 한국 기준으로는 4일까지 대주단으로부터 최종 의견을 취합할 예정이다. 하지만 국내 대주단은 추가 자금 투입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KKR이 해외 대주단의 의사결정 등 국내 대주단이 참고할만한 정보를 제한적으로만 공유하고 있어,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태로 인해 향후 국내 금융기관들이 KKR 관련 딜을 꺼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KKR이 국내 금융사에 에어프로덕츠 인수금융 참여 의사를 타진했을때 신한금융그룹을 포함한 상당수의 금융사들이 KKR과 관계를 감안해 최종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악셀그룹은 KKR의 인수 이후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22년 1억4천만유로(약 2100억원)에서 작년 1200만유로(약 180억원)로 급감했다. 이에 S&P는 악셀그룹 모회사의 신용등급을 CCC-로 하향 조정하며 오는 12월 이자 지급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KKR의 새 제안은 여전히 대주단에 상당한 고통 분담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특히 정보 공유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추가 자금 투입을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