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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본격적인 내실 다지기를 이어 온 CJ ENM의 실적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몇 년째 부진을 이어가는 영화사업 부문의 향방에 주목되는 가운데 올해 최대 기대작으로 꼽힌 '베테랑2'가 '대박' 아닌 '중박'을 거두면서 여파가 주목된다. 그룹 차원에서도 영화사업에 대한 고민이 깊은 만큼 올해 성적을 보고 조직 정비 등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을 앞두고 증권가에서는 CJ ENM의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티빙은 선방했지만, 피프스시즌 및 음악 부문 실적이 둔화했다는 관측이다.
NH투자증권은 CJ ENM의 3분기 연결 매출을 1조2000억원, 영업이익을 482억원으로 추정하며 목표주가를 기존 11만원에서 9만원으로 18% 하향 조정했다. DB금융투자는 CJ ENM의 3분기 매출이 시장 컨센서스를 밑돌 것이라고 관측하며 목표주가를 기존 10만7000원에서 9만원으로 내렸다.
특히 시장에서는 올해 CJ ENM의 영화 부문의 반등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CJ ENM은 국내 투자배급사의 맏형 격으로 '영화 명가'로 불렸지만, 최근 몇 년간 '외계+인' 시리즈(2022,2024)와 '더 문(2023)' 등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들이 연이어 흥행에 실패했다. 올해 9월 개봉한 베테랑 2와 12월 개봉을 앞둔 '하얼빈'에 큰 기대가 모인 이유다.
지난달 13일 개봉한 베테랑2는 2015년에 개봉해 천만 관객을 모은 ‘베테랑’의 속편으로, 이번 작품도 류승완 감독이 그대로 연출하고 CJ ENM이 배급했다. CJ ENM 측은 베테랑2 개봉 전부터 칸 영화제 진출 등 홍보와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앞서 지난 7월 개봉한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의 부진한 성적도 부담을 더했다.
베테랑2는 누적 관객 수 750만명 안팎을 기록하고 막을 내릴 전망이다. 손익분기점인 400만명을 크게 넘기며 최근 극장가 상황 대비 양호한 실적이란 평이다. 다만 추석 황금연휴 기간 경쟁작 없는 유리한 환경이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조금 더' 흥행을 기대한 내외부 시각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영화 사업은 그룹 차원에서도 고민을 이어온 바다. 콘텐츠 시장 침체, 극장가 부진이 이어지다 보니 CJ그룹 차원에서 교통 정리를 꾀하기도 했다.
CJ ENM에서 영화사업을 맡은 곳은 영화드라마사업본부로, 영화 담당 팀은 투자팀과 기획팀으로 나뉜다. 이러한 팀들을 CJ CGV로 넘겨 사업 효율화를 꾀하는 안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CJ CGV 입장에선 CJ ENM 투자 후 아직 회수하지 못한 투자 건도 함께 넘겨받아야 해 부담이 될 수 있다. CJ CGV의 주주 이익에 반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경영진이 난색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CJ그룹과 CJ CGV의 견해차가 있다 보니 최대 기대작인 베테랑2의 성적표에 시선이 모였다. 베테랑2가 대작의 상징인 '1000만 관객' 이정표를 달성하느냐에 균형의 추가 기울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1000만을 넘으면 CJ CGV의 목소리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것이다.
베테랑2가 1000만 달성에 실패하며 다소 애매한 상황이 됐지만 최근 극장가 분위기에선 양호한 성적표라는 점 역시 부인하기 어렵다. 이를 고려하면 CJ그룹이 당분간 사업 조정 계획을 보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앞서 이달 초 윤상현 CJ ENM 대표는 부산 해운대구 CGV 센텀시티점에서 열린 CJ 무비 포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인 연간 1조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를 지속하며 K 콘텐츠 생태계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회사 전반적으로 CJ ENM은 지난해부터 고강도 조직개편과 인력 효율화를 단행해 온 바 있다. 내년에도 이러한 조직 정비가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대기업 임원 인사가 다음 달 시작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그룹도 올해 내 2025년 인사를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분위기다. CJ그룹은 지난해에는 임원 인사를 올해 2월이 넘어서야 단행한 바 있다. 그룹은 지난달 말까지 지주사와 각 계열사의 임원 공적서를 제출받고 임원 성과 평가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연말 인사에서 CJ그룹 사장단은 큰 폭으로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CJ는 올해 내내 수시 인사를 통해 CEO를 교체했다. 5월 이건일 CJ프레시웨이 대표를 선임했고 3월에는 CJ ENM이 기존 구창근, 윤상현 공동 대표 체제에서 윤상현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이에 사장단 인사보다는 임원 인사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재 CJ ENM에서 영화 부문은 고경범 CJ ENM 영화사업부장(경영리더)가 이끌고 있다. 고 경영리더는 영화 부문에서 사업관리팀장·터키 법인장·영화 해외사업부장 등을 역임했는데, 주로 해외 부문을 담당하다 국내 부문도 함께 총괄하고 있다. 영화 사업 및 현장에 경험이 많은 인물로 외부에서 임원을 보강하는 방안도 내부서 고려됐던 것으로 전해지는데, 사실상 ‘누가 맡아도’ 어려운 자리라는 평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CJ ENM이 한창 콘텐츠 시장이 좋았을 때 외부 수혈을 많이 했고, 코로나 이후 인건비 문제가 커지면서 적체 인력 정리를 한동안 계속할 수박에 없다”며 “영화 사업은 힘이 많이 빠지면서 현재 공식적인 부문장이 없다 보니, 조직 정비를 위해 이재현 회장의 사위인 정종환 CJ ENM 콘텐츠·글로벌사업 총괄이 한동안 직접 해당 부문을 맡을 담당자를 물색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영화 부문 부진에 고민 깊어지는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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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4년 10월 28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