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엔비디아·TSMC 앞세워 AI 자신감 드러낸 최태원 SK그룹 회장
입력 24.11.04 14:23
취재노트
최태원 "엔비디아·TSMC와 협업…세계 최고 수준"
젠슨 황 "SK하이닉스는 중요한 파트사…공동 설계 중"
웨이저자 "지속 가능한 솔루션 함께 만들자"
  • 최태원 회장은 SK그룹이 AI 시장에 주요한 위치에 자리하며 자신감이 붙은 모습이다. SK그룹과 엔비디아·TSMC·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서로 중요한 파트너라는 메시지를 공식 석상에서 주고받았다.

    SK그룹은 4일 서울 코엑스에서 AI 심포지움 'SK AI 서밋(SUMMIT) 2024'를 개최했다. '함께하는 AI, 내일의 AI(AI together, AI tomorrow)'를 주제로 5일까지 열리는 이 행사는 SK그룹이 전 세계 AI 대표 기업인 등을 현장 또는 화상으로 초청했다.

    첫 기조연설자로 나선 최 회장이 내뱉은 말들에서 SK그룹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최 회장은 SK가 보유한 AI 역량에 국내외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더해 글로벌 AI 혁신과 생태계 강화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AI의 미래를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SK가 전세계적 주요 기업과 네트워크를 돈독히 쌓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AI의 개화는 오픈AI와 챗GPT부터 시작됐다. 여기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파트너십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SK 역시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 두 회사와 많은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 회장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TSMC와 3자 간 협력을 통해 AI 혁신을 이끄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를 만들고 있다"며 "SK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자 각 분야에 있는 세계 최고의 파트너들과 협업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 TSMC에서 보낸 영상 축사에서도 이들이 SK를 AI 파트너로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전해졌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양사의 파트너십과 공동 성과를 언급하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한국과 전 세계에 강력한 AI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AI 생태계 파트너십에 대해 적극 강조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가 함께한 HBM 덕분에 무어의 법칙을 뛰어넘는 진보를 지속할 수 있었다"며 "중요한 파트사인 SK하이닉스와는 여러 세대의 컴퓨팅 아키텍처에 대해 협력하고 있다. 많은 부분에서 우리는 공동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추후 SK의 역할에 관해서도 강조했다. 젠슨 황 CEO는 "HBM 메모리의 기술 개발 및 제품 출시 속도는 매우 훌륭하다"며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더 많이 필요하고, SK하이닉스의 공격적인 제품 출시 계획이 빠르게 실현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최 회장은 젠슨 황 CEO와 만난 일화를 소개하며 "황 CEO는 '빨리빨리' 스피드를 강조해 한국 사람 같다. 황 CEO가 (HBM4) 공급 스케줄을 6개월 당겨달라고 해 노력하고 있다"며 "한 번 더 가면 (스케줄을) 또 당기라고 할까 봐 (황 CEO와) 미팅하기 두렵다"고 농담을 건냈다.

    TSMC 역시 긴밀한 협력을 강조했다. 웨이저자 TSMC CEO는 "SK하이닉스는 최첨단 HBM 기술을 선도해왔으며, 그들의 AI 혁신에 대한 헌신은 AI의 미래를 만들어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줬다"며 "AI 혁신을 가속화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확장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솔루션을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 인수 전 모리스 창 TSMC 회장을 만난 일화도 소개했다. 최 회장은 "모리스 창 회장과는 20여년 동안 알고 지냈다"며 "모리스 창 회장은 반도체 미래가 밝기 때문에 상당히 좋은 미래가 있으며 'SK가 동업자가 되는 것을 환영한다', '우리가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속적인 관심을 표명해줬다"고 회고했다.

    기조연설의 마지막까지 최 회장의 자신감이 드러났다. 최 회장은 "SK는 칩부터 에너지, 그리고 데이터 센터의 구축 운영과 서비스의 개발까지 가능한 전세계에서 유일한 기업"이라며 "글로벌 AI 혁신을 가속하는데 기여하겠다"고 연설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