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스 비율 200% 무너진 삼성생명, 의구심 커지는 주주환원율 50% 목표
입력 24.11.15 14:38
3분기 호실적 불구 킥스 비율 지속 하락
평시 관리 마지노선인 200%선도 무너져
금리 인하·삼성전자 주가 하락 등 영향
밸류업 공시·배당 등 주주환원 답변 미뤄
  • 삼성생명이 3분기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의 고른 성장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킥스(K-ICS) 비율이 또다시 하락하면서, 자산건전성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다. 중장기 기업가치제고 목표인 주주환원율 50%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삼성생명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이 2조4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9% 증가했다고 밝혔다. 3분기만 놓고 보면 당기순이익은 673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1.6% 증가했다.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이 고루 성장했다. 3분기 기준 보험손익은 보험계약마진(CSM) 상각익 확보 등으로 4753억원을 기록했고, 투자손익은 비이자수익 확대로 전년 동기보다 72.8% 늘어난 4172억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 말 기준 보유 CSM 잔액은 연초보다 7000억원 증가한 13조원으로 나타났다.

    다만 킥스 비율이 이번 분기까지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란 평가다. 지난해 말 219%였던 킥스 비율은 올 들어 지속 하락했다. 2분기 회사의 관리 목표치였던 200%선을 간신히 지켰던 삼성생명은, 3분기 킥스 비율이 190%대로 하락했다. 삼성생명은 일전에 평시 킥스 비율을 200~220% 내로 관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킥스 비율은 보험회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 정도를 수치화한 것으로, 보험사의 자산건전성을 판단하는 근거로 활용한다.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 계산한다. 지난 6월 기준 생보사 전체 킥스 비율 평균은 212.6%로, 삼성생명은 비교적 양호한 킥스 비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전체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다.

    삼성생명의 킥스 비율이 하락한 데는 금리 인하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의 가치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단 평가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약 3년 2개월 여만에 피벗을 단행하면서, 생보사의 킥스 비율은 일견 예견된 일이었다. 보험연구원은 기준금리가 1% 하락할 때 생보사의 킥스 비율은 25%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삼성전자 주가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4년 5개월만에 4만9900원으로 장을 마감해 4만전자로 추락했다. 15일 주가가 반등했지만, 트럼프의 당선 여파로 당분간 국내 반도체주의 약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삼성생명은 약 8.5%의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주가 1만원당 킥스 민감도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3% 정도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가 3분기말 대비 추가 하락한만큼, 올 연말 킥스 비율은 3분기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생명의 킥스 비율 관리는 앞으로 더 힘들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생명의 자기자본은 할인율 제도 강화와 금리 인하, 삼성전자 주가 하락 등으로 올해에만 9조1000억원가량 감소했다. 자기자본은 킥스 비율의 가용자본에 직접 연결되는 핵심 항목이다. 

    보험부채 할인율은 오는 2027년까지 매년 단계적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보험부채 할인율이 떨어지면 자기자본을 구성하는 기타포괄손익누계액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당분간 킥스 비율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킥스 비율 하락은 주주환원 정책과도 연결된다. 삼성생명은 지난 분기 향후 3~4년 내 주주환원율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킥스 비율이 지속 하락한다면, 이러한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날 진행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생명은 밸류업 공시 계획과 올해 배당 전망 등 주주환원책과 관련한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았다. 중장기 주주환원율 50%를 목표로 투자매력도를 제고하고자 하며, 이러한 방향 아래 중장기 목표를 달성 가능한 수준에서 배당을 검토하고 있다는 원록적인 답변만 내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삼성생명이 생보사 가운데서는 실적이 가장 좋지만, 킥스 비율이 지속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라며 "주주환원의 경우에도 중장기 목표치인 50%를 선언적 수준에서 제시했을 뿐, 구체적인 가이던스를 시장에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달성 가능한 수치라고 보기는 힘들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