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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들 인사시즌이 10월로 당겨지면서 출자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다. 당장 내년을 기약할 수 없다 보니 금융사들은 개점 휴업 상태다. 그나마 출자를 이어가던 캐피탈사들 마저 올해 ‘장사’를 마감한 상황이다.
연기금, 공제회 등 기관투자자뿐 아니라 금융기관마저 출자 문을 닫으면서 내년 1분기 사모펀드(PEF)간 치열한 펀드레이징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10월부터 재계 뿐 아니라 금융권도 본격적인 인사평가 시즌에 들어가면서 사실상 올해 업무를 마무리 하는 수순에 접어들었다. 일부 금융사에선 이달 이미 송년회 일정이 잡히는 곳도 있는 상황이다. 책무구조도 도입뿐 아니라 재계 및 금융권에선 1월부터 영업을 개시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퍼지면서 인사시즌이 한달 정도 당겨진 상황이다.
조기 인사 분위기는 금융권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다. 출자 시장의 큰 손인 보험사들은 9월부터 사실상 인사시즌에 돌입했다. 10~11월 연간 실적을 기반으로 12월에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하는데 최근에는 9월부터 임원 인사를 단행하는 곳도 나오고 있다. 일례로 한화생명은 지난 10월에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영업 전쟁이 치열해지면서 조기 인사를 통해서 연말, 연초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당연히 출자 담당자들도 3분기까지 출자를 마무리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4분기 성과는 연말 인사에 반영이 안되거나, 되더라도 일부 반영된다는 점에서 굳이 열심히 일할 유인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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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곧바로 출자를 기다리는 PEF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하는 곳들은 덩달아 4분기에는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그나마 딜 기회만 있으면 출자를 망설이지 않던 캐피탈사들마저 이런 분위기를 따라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실자산 관리가 화두로 떠오른 캐피탈사들은 이전보다 자금여력도 없어진 상황에서 굳이 무리해서 출자에 나서지 말자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한 PEF업계 관계자는 “캐피탈사마저 올해 출자를 마무리하면서 사실상 프로젝트 펀드 조성은 힘들어 졌다”라며 “10월만 되어도 출자시장이 닫히다 보니 내년 1분기에 펀드레이징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엔 4분기 딜 가뭄도 예상되고 있다. 기업들은 사자 보단 팔자 위주고, 반대로 이를 받아줄 수 있는 PEF는 자금모집이 안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그나마 딜을 할 수 있는 곳들은 블라인드 펀드가 있는 대형PE 정도가 거론된다. 실제 올해 하반기 딜의 상당수가 조단위 펀드를 소유한 대형PE들 중심이었다. 중소형 PE들은 자금을 구하지 못해 금융기관을 전전하기에 급급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다 올해 내내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PEF 출자를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매년 5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출자하던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하반기 사실상 출자사업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다른 4대 금융지주들도 출자 계획을 잡지 않았다.
그 배경으론 바젤3 도입뿐 아니라 주주환원 경쟁이 꼽힌다. 보통주 자본비율(CET1) 규제가 빡빡해진데다, 주주환원을 하기 위해선 이전보다 높은 CET1 비율이 요구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PEF 출자는 위험가중자산(RWA)으로 잡혀서 보통주 자본비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 관계자는 “연기금, 공제회를 제외하고는 금융지주가 출자 시장의 큰손인데 이들 마저 CET1 비율 관리로 출자를 꺼리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PEF 산업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PEF 등장 20년을 맞아 고성장을 이어왔지만, 최근 몇년 사이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PEF 투자는 2022년 37조원에 육박했지만 작년 32조원으로 줄어들었다. 출자를 꺼리는 기관투자자들과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PEF의 조합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란 설명이다.
내년에도 이런 분위기는 더욱 심화할 수 있다. 이미 올해 진행된 딜도 내년으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1분기에 딜 클로징과 펀드조성 및 투자가 한꺼번에 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3분기에 진행한 딜도 내년으로 넘어가는 분위기다”라며 “4분기 접어들면서 인사 등의 이유로 담당자가 바뀌는 등 변수가 있기 때문에 굳이 무리해서 딜을 더 진행하려고 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금융기관, 10월부터 인사평가 들어가면서
인사철 한달 이상 당겨져
출자 담당자들 개점휴업 상태
3분기에 진행된 딜도 내년으로 넘어가
내년 1분기에 거래 몰릴 듯
인사철 한달 이상 당겨져
출자 담당자들 개점휴업 상태
3분기에 진행된 딜도 내년으로 넘어가
내년 1분기에 거래 몰릴 듯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4년 11월 15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