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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중심의 밸류업 전략'을 내세운 카카오뱅크에 대해 시장에서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성장과 주주환원을 동시에 확대하려는 계획에 한계가 있다는 까닭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6일 '성장 중심의 밸류업 전략'을 발표했다. 올해 금융사들의 핵심 아젠다인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향후 3년간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직전연도 주요 시중은행 평균을 상회할 경우 주주환원율을 현행 20% 수준에서 향후 3년간 5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여기에 더해 카카오뱅크는 이날 2027년까지 ▲고객 수 3000만명 ▲자산 100조원 ▲수수료·플랫폼 수익 연평균 20% 성장 등 중장기 사업 목표를 제시했다. 2030년까지는 ▲투자와 인수·합병(M&A), 글로벌 사업 확대로 비이자 수익 비중 40% 달성과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5%까지 제고하겠다는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주주환원 의지는 긍정적이지만, 성장과 배당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는 대목에서 현실성이 떨어질 수 있단 지적이 나온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27일 카카오뱅크의 밸류업 방안을 두고 "카카오뱅크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28.5%로, 다른 은행 지주보다 월등히 높아 주주환원 여력은 충분하다"면서도 "다만 개인사업자 대출 위주의 고성장 목표,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해외 진출 등 성장과 주주환원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어 효율적인 자본 배분의 과제가 상존한다"고 말했다.
2030년 ROE 15%에 대한 목표도 다소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30년 ROE 15%는 매우 도전적인 목표여서 달성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라며 "대출성장은 회사 의지보다 시장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여신보다 높을 수 있는 수신 성장은 자산운용 강화를 통해 대응한다는 계획이지만 한계는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카카오뱅크의 이같은 계획은 최근 1년새 다른 은행주들이 밸류업 정책 수혜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주요 은행주 주가는 주주환원 기대감으로 급등새를 보였다. KB금융은 1년 동안 주가가 약 80% 가까이 올랐고, 신한지주와 하나금융도 50%에 가까운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성장성 둔화 우려에 주주환원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로 인해 연초 대비 23%가량 주가가 하락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주주환원 발표를 두고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무리하게 발 맞추려는 시도가 아니겠느냐는 평가도 제기한다. 카카오그룹 최대주주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은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인수 관련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됐다가 지난달 31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번 밸류업 정책 발표를 앞두고 증권가에서는 애초에 카카오뱅크가 '주주환원'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은행의 영업 규모는 자기자본 규모에 영향을 받는데, 주주환원을 통해 당기순이익의 절반 가량을 배당 등으로 소모하면 그만큼 자본 확충 속도가 느려지는 까닭이다.
실제로 카카오뱅크가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26일 주가는 보합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다음날인 27일 외국인 매수세가 들어오며 주가가 힘을 받았지만, 3%대 상승에 그치기도 했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카카오뱅크같은 성장기업이 주주환원까지 잘하겠다고 나서는 건 사실 둘 다 제대로 하지 못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본다"며 "현재 예상되는 올해 당기순이익의 50%를 배당한다 해도 시가대비 배당수익률이 2% 수준이라 큰 기대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주주환원율 현행 20%에서 50%로 확대
"성장 주주환원 동시 추구 어려움 존재" 평가
밸류업으로 은행주 급등 가운데 15% 하락한 카뱅
"성장 주주환원 동시 추구 어려움 존재" 평가
밸류업으로 은행주 급등 가운데 15% 하락한 카뱅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4년 11월 27일 15:08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