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신탁 '생존기로'…자본확충 2개월 시한, 선택지는?
입력 24.11.29 07:00
NCR 69%로 경영개선명령 받아…금융당국 타사 수준 NCR 요구
자본확충 필요금 600억 웃돌 것으로 추산…1000억 RCPS 상환 리스크도
NH농협금융 등 인수 후보 거론되나 '매각가 눈높이' 조정 관건
  •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명령을 받은 무궁화신탁이 생존을 위한 갈림길에 섰다. 내년 1월까지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본확충을 위한 선택지는 제한적이란 평가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무궁화신탁의 3분기 기준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69%로, 경영개선명령 기준인 100%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융당국은 무궁화신탁에 유상증자·대주주 지분 매각 등을 포함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했다. 무궁화신탁은 내년 1월24일까지 경영개선계획을 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무궁화신탁의 NCR을 다른 부동산신탁사들과 비슷한 수준인 400%까지 끌어올리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식적인 NCR 권고 수준은 150%이지만, 이 정도로는 충분한 재무건전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위해 필요한 자금 규모가 6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 기존에 자본확충 목적으로 발행한 10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가 상환될 경우 NCR이 추가로 하락할 수 있어 실제 필요 자금은 더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무궁화신탁은 다각도로 자본확충을 모색하고 있다. 유상증자나 자회사 매각, 경영권 매각 등 가능한 모든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경영개선명령까지 받으면서 협상력이 크게 약화된 상황이다. 

    현재 무궁화신탁은 자회사인 현대자산운용과 케이리츠 매각을 추진 중이다. IB업계에서는 현대자산운용이 상대적으로 매력도가 높은 매물이라고 평가하고 있지만, 매각 시급성이 부각되면서 매각 시급성이 부각되면서 희망 매각가를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무궁화신탁 측은 장부가 대비(PBR) 3배 수준인 900억원대 매각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PBR 3배보다 낮은 가격에 매각이 이뤄질 경우 무궁화신탁의 정상화를 위한 자본확충 규모로는 미흡할 수 있다. 자회사 현대자산운용이 상당 규모의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나 현재 부동산 경기 침체를 고려하면 제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다. 자회사 매각만으로는 정상화가 쉽지 않다는 평가다.

    과거처럼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을 통한 투자자 유치도 하나의 선택지다. 다만 투자자 모집이 쉽지많은 않은 상황이란 분석이다. 경영개선명령을 받은 데다, 내년 1월까지 제출해야 하는 경영개선계획이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 영업정지 등 추가 제재도 예상돼 상환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기 때문이다. 현재 무궁화신탁이 발행한 RCPS 규모는 약 1000억원으로, 내년부터는 투자자들의 풋옵션 행사 시기가 순차적으로 도래할 예정이다.

    제3자 매각이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당국도 무궁화신탁의 안정적인 경영정상화를 위해 금융지주사의 자회사 편입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매각가격에 대한 이견과 부실자산 부담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매각 성사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현 최대주주측은 무궁화신탁의 매각가격으로 PBR 3배 이상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는 부동산 신탁업계가 호황이었을 당시 거래되던 수준이다. 잠재 인수자들은 부동산 경기 침체기라는 점을 활용해 보다 낮은 가격에 인수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나마, NH농협금융이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 중 한 곳으로로 거론된다. NH농협금융은 계열사 내 부동산신탁사가 없어 지난해 코람코신탁 인수를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당시 거래가 성사되지 못했는데, 업계에서는 매각가격이 걸림돌이 됐던 것으로 보고 있다. NH농협금융은 현재도 부동산신탁사 인수에 관심을 두고 있으나, 부동산 업황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