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완주에 무게 둔 LG CNS도 '계엄' 유탄...외국인 투심 '변수' 커졌다
입력 24.12.11 07:00
희망 공모가 5만3700원~6만1900원, 예상시총 최대 6조원
PER 22.6배에 할인율 39.9~30.7% 적용
공모주 시장 침체에 보수적으로 책정했단 평가 나오지만
국내 정치 리스크 확대에 외국인 투심 변수로
  • LG CNS가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최대 규모 IPO로 주목받는 가운데, 예상 외로 비교적 현실적인 공모가를 책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공모주 분위기가 급격히 침체한 가운데, 재무적투자자(FI)와 약속한 상장 마감기한이 내년 4월인 점을 고려해 상장 완주에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다. 

    다만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등 정치적 변수로 인해 시장에선 무사 완주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이라는 평가다. 특히 공모 규모가 커 해외 IR이 필수인데, 외국인 투자자들이 얼마나 긍정적으로 판단할지가 미지수라는 우려가 나온다.

    LG CNS는 지난 5일 거래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내년 2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본격적인 공모절차에 돌입했다. LG CNS의 희망 공모가액은 5만3700원~6만1900원으로, 예상 시가총액은 5조2027억원~6조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공모 주식 수는 전체 발행 주식수의 20% 규모다. 

    LG CNS는 공모가격을 산정하기 위해 상대가치법인 주가수익비율(PER)을 사용했다. 최종 비교기업(피어그룹)은 삼성SDS, 현대오토에버, 일본 NTT데이터그룹이다. LG CNS는 올 3분기 기준 최근 4개 분기(LTM) 지배주주 순이익(약 3837억원)에 평균 PER인 22.6배를 적용해 주당 평가가액을 8만9378원으로 산출하고 여기에 39.9~30.7%의 할인율을 적용해 5만3700원~6만1900원으로 산정했다.

    예상보다도 큰 폭의 할인율을 적용했다는 평가다. 최근 5년간 코스피 상장 기업(리츠 제외)의 평균 할인율이 21.9%~35.7%였다는 점과 비교하면 높은 할인율인데, 최근 침체된 공모시장 분위기를 감안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국내 증시 부진과 개인투자자들의 자금 이탈 등이 겹치자 대부분의 종목들이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거나, 수요예측 부진으로 중간에 상장을 철회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할인율을 제외하고 단순 계산한다면, 증권가 예상 시총이었던 6조~7조원 밸류를 받기 위해선 LG CNS가 PER 16~17배를 인정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가장 유사한 기업으로 꼽히는 삼성SDS가 최근 주가가 오르면서 PER 15.6배를 인정받았는데, 여기에 현대오토에버(24.7배), NTT데이터그룹(27.4배)를 피어그룹으로 산출하면서 할인율을 높게 적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LG CNS는 상장예비심사 신청서에 비교기업으로 기재했던 액센츄어(Accenture)도 최종 단계에서 제외했다. 당초 액센츄어의 PER은 30배를 웃돌아 액첸츄어를 비교기업으로 선정하면 더 높은 밸류를 인정받을 수 있었다. LG CNS는 액센츄어의 시가총액이 335조원에 달해 LG CNS에 비해 60배 이상 높은 점과 결산월이 다른 점 등으로 인해 최종 비교기업으로 선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한 증권사 IPO 부서 관계자는 "증권가에서 최소 6조원 이상의 몸값을 예상한 데다 11월 초에 상장 예심에 돌입하며 장외 시장에서 LG CNS 시총이 10조원 가까이 형성되기도 했는데, 예상 시총이 6조원 이하인 점을 보면 최근 공모주 시장을 보고 크게 무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재무적투자자(FI)인 맥쿼리자산운용 PE투자본부(맥쿼리PE)의 수익률도 이미 충분하다는 점 역시 공모가를 보수적으로 산정한 이유로 꼽힌다. 

    이번 IPO는 맥쿼리PE의 투자금 회수 목적이 큰데, 맥쿼리PE는 2020년 4월 LG CNS의 기업가치를 약 2조9000억원으로 평가해 지분 35%를 9500억원에 매입했다. 예상 시총이 6조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시총이 2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맥쿼리는 이번 IPO를 통해 보유한 지분 32%를 구주 매출로 내놓는다.

    공모 구조 구성 자체가 '최대 이익'보다는 '적기 상장'에 포커싱을 맞춘만큼 무난히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 정치적 상황이 급변하며 장담이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평가다. 

    이번 상장은 공모금액이 1조원에 달해 해외 투자자 유치가 중요한데, 국내 정치 리스크가 확대하며 해외 IR이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까닭이다. LG CNS 역시 애초에 해외 대표주관사를 두 곳 선정하며 해외 IR에 무게를 두는 모양새였다.

    LG CNS는 내년 2월 상장을 목표로 2025년 1월 9일부터 15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의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1월 21~22일 일반 청약을 받을 계획이다. 대표 주관사는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모건스탠리 3개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