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7년만의 분기 적자전환…"올 1분기가 저점"
입력 25.01.24 14:31|수정 25.01.24 15:02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2567억원
올해 CAPEX 소폭 감소할 것
ESS는 작년 대비 20% 이상 캐파 증량 추진
  • 삼성SDI가 지난해 4분기 7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투자계획을 보수적으로 조정하고 수요가 늘고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공략할 방침이다. 회사는 올해 1분기를 저점으로 2분기부터 실적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24일 삼성SDI는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조7545억원, 영업손실은 2567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8%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삼성SDI가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7년 1분기 이후 7년여 만이다.

    연간으로는 매출 16조5922억원, 영업이익 3633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매출은 22.6%, 영업이익은 76.5% 급감한 수치다. 

    특히 ESS를 제외한 전 부문에서 가동률이 하락하고 신규 공장 가동 등 고정비 증가, 일회성 비용 반영 등의 영향으로 적자전환했다. 

    삼성SDI는 올해 전기차 시장은 미국과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21%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김종성 삼성SDI 경영전략실장 부사장은 "올해 전기차 시장은 성장하겠지만 정책적 불확실성이 높다"면서 "단기간 내 실적 회복은 쉽지 않겠지만 하반기에는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SS와 전자재료는 상대적으로 수요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계절적 비수기인 1분기를 저점으로 2분기부터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불확실성으로 인해 여러 업체들이 투자계획을 조정하고 있는 만큼, 삼성SDI도 투자 효율화 작업에 나선다. 이에 따라 보수적인 기조에 맞춰 설비투자(CAPEX)가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주 GM 합작법인(JV)나 전고체, LFP, 46파이 배터리 등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는 기존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진행할 계획이다. 

    AI산업과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으로 인해 수요가 늘고 있는 ESS는 전기차용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는 등 작년말 대비 20% 이상의 생산능력(캐파) 증량을 추진한다. 박종선 중대형전지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은 "높은 안전성과 차별화된 성능을 바탕으로 캐파 90%에 해당하는 수주를 이미 확보했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전기차 LFP 배터리에 대해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주요 고객들과 협의 중이며 현지 공급 가능한 체계를 구축 중이라고 설명했다. ESS용 LFP 배터리는 올해 안으로 생산 공법과 양산성 검증을 마치고 2026년 상반기부터 'SBB2.0' 제품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2024년 주당 1000원의 기본 현금 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올해부터 3년간 현금 배당을 미실시하고 중장기 성장을 위한 투자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