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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앞두고 금융지주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더 높은 금리를 주는 보험사 자본성증권이 쏟아지면서, 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 리테일 수요를 견인했던 금리 매력도가 떨어졌다. 그렇다고 늘어난 이자비용을 짊어지고 차환 발행에 나서기엔 비용 부담이 큰 상황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오는 4일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모집액은 2700억원으로 최대 4000억원까지 증액이 가능하다. DGB금융도 오는 1분기 내로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발행일을 결정할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12월 이사회에서 신종자본증권 2700억원 발행을 결의하고 최대 40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처럼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준비 중인 금융지주들의 고민이 적지 않은 분위기다. 앞서 KB금융의 연내 첫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이 4050억원 모집에 초기 매수 주문이 3750억원에 그치는 등 예상보다 부진해서다.
초기 미매각이 발생한 데는 KB금융이 제시한 금리밴드가 투자자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앞서 KB금융이 제시한 신종자본증권 금리밴드는 3.3%~4.0%로 최근 보험사들이 발행했거나 발행 예정인 자본성증권 금리보다 낮다.
신종자본증권에 투자하는 투자자 상당수가 절대금리 매력을 보고 들어오는 리테일 투자자들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금융지주 대신 보험사 자본성증권에 투자 수요가 쏠릴 수 있는 셈이다. 보험사들은 지난해부터 금리인하기 지급여력비율 제고를 위해 자본성증권을 쏟아내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리테일에서는 똑같은 자본성증권이면 1%를 더 주는 보험사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며 "국고채 금리보다는 높지만 리테일 투자자들의 입맛을 당기기에는 현재 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 금리가 낮은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희망금리밴드 산정과 관련한 금융지주들의 고민이 크다. 앞서 올해 첫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을 진행한 KB금융은 금리밴드 상단을 4.0%로 열어뒀지만 연초효과 및 한미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등을 고려해 3%대 금리를 희망했다. 그러나 아직까진 4.0%도 낮다는 게 시장 중론이다.
금융지주들이 올해 차환해야 하는 5년 만기 콜옵션 조건의 신종자본증권은 지난 2020년 발행한 것으로, 당시 발행금리가 3%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4%대 신종자본증권 발행 시 최대 1%포인트를 더 얹어서 차환 발행을 해야 한다.
이는 고스란히 금융지주의 이자 부담으로 이어진다. 최근 환율 상승으로 보통주자본(CET1)비율 관리 부담이 커진 금융지주 입장에선 발행금리를 0.1%포인트라도 낮춰야 할 필요성이 크다.
그러나 미국이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서는 상황에서 희망금리밴드 상단을 4.0% 아래로 낮추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오는 2월 기준금리 인하에 무게가 실렸던 한국은행도 속도조절에 나설 수 있단 가능성이 거론된다.
일부 금융지주들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대신 비교적 금리가 낮은 회사채를 발행해 신종자본증권 차환에 나설 전망이다. 바젤Ⅲ 자본비율 규제를 넘는 금융지주의 경우 회사채 발행을 통해 신종자본증권 차환이 가능하다. 이 경우 BIS비율은 다소 하락하지만 금리 부담은 덜어낼 수 있다.
연초효과 기대감에 3%대 발행 희망 했지만
시장은 4% 대 금리밴드 상단도 "낮다"
보험사 자본성증권 쏟아져 메리트 줄어들어
시장은 4% 대 금리밴드 상단도 "낮다"
보험사 자본성증권 쏟아져 메리트 줄어들어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02월 02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