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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종합금융투자사(종투사)로 지정되면서 올해 본격 IB 업무 영역 확장에 나선 대신증권에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주력인 기업공개(IPO) 부문에서 거래소가 상장 심사 문턱을 크게 높이면서, 올해 관련 부문 실적 난항이 예상되는 까닭이다.
대신증권은 코스닥 시장에서 중견 기업의 기술특례상장 주관에 특화된 하우스다. 올해 종투사를 발판 삼아 DCM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겠다는 복안이었는데, 정작 잘해왔던 IPO에서 '브레이크'가 걸리면서 고심이 커졌다는 평가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9곳의 기업이 상장 예비심사를 자진 철회했다. 예심철회는 특히 기술특례상장에 집중됐다. 스팩을 제외한 7곳 중 ▲에이모 ▲메를로랩 ▲앰틱스바이오 ▲레드엔비아 ▲레메디 등 5곳이 기술특례 상장 트랙을 밟고 있었다.
이는 최근 상장 심사 기준을 강화한 거래소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거래소는 지난달 '상장폐지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하며 증시 퇴출요건을 단계적으로 상향해나가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코스피 퇴출요건은 현행 매출 50억원 미만에서 300억원 미만으로, 코스닥은 현행 30억원 미만에서 100억원 미만으로 상향하는 것이 골자다.
퇴출요건 기준이 강화한 것이지만, 업계에서는 자연스럽게 상장 기준도 이에 발맞춰 높아졌다고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기술특례상장의 허들이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다. 과거 기술력이나 성장성이 유망하면 현재의 부진한 실적을 다소 감안해주는 측면이 있었지만, 이러한 전략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는 "기술성 평가를 담당하는 기관들의 기준도 과거보다 깐깐해진 것 같다"라며 "요청하는 자료들도 늘어났고 기준 자체도 강화된 측면이 있는데, 최근 기술특례상장을 보다 엄격하게 검증하려는 거래소의 기조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기술특례상장 문턱이 높아짐에 따라 올해 증권사 IPO 부서 전반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는 특례상장 기업 수가 41개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70개의 코스닥 신규 상장사들 가운데 58.6%가 특례상장 기업이었다.
그 중에서도 대신증권에 미치는 여파가 클 것이란 분석이다. 대신증권은 기술특례상장에 특화된 하우스로, IPO를 중심으로 유상증자 등 자본성 조달까지 주관하며 성장해왔다. 지난해 인베스트조선이 집계한 리그테이블에서도 DCM 전체 주관 순위는 10위권 밖이었던 반면, ECM은 전체 4위를 기록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해 대신증권이 대표주관한 상장사(스팩합병 상장 제외)들은 모두 특례상장 제도를 통해 상장했다. 이익미실현(테슬라 요건) 특례를 통해 상장한 노머스를 제외하면 모두 기술특례다. 기술특례상장은 난이도가 높아 일반 상장보다 수취할 수 있는 수수료율도 더 높다. 다만 올해부터 특례상장 심사 기준이 강화된 탓에, 대신증권으로서도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상장 예심을 철회한 기업들 가운데 대신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은 곳만도 앰틱스바이오와 영광와이케이엠씨 등 두 곳에 달한다. 앰틱스바이오는 지난해 5월 기술신용보증기금과 한국기술신용평가로부터 각각 A, BBB 등급을 받아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지만, 예심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다시 기술성평가를 받게 될 처지에 놓였다.
현재 대신증권은 한텍의 상장을 앞두고 있다. 2월 28일 현재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있는데, 업계에서는 무난히 상장에 성공할 것이란 관측이 많아 올해 마수걸이 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나우로보틱스가 현재 4월 상장을 목표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고, 바이오비쥬는 상장 예심을 통과해 증권신고서 제출을 앞두고 있다. 스팩 합병과 재상장을 제외하면 대신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은 싸이닉솔루션, 피라인모터스, 지에프씨생명과학, 아우토크립트 등이 현재 거래소의 예심을 받고 있다.
현재 대기중인 딜을 모두 소화한다면 예년만큼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지만, 최근의 IPO 시장 분위기와 거래소의 심사 기조를 고려하면 상황이 녹록치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당장 엔텍 다음으로 상장을 앞두고 있는 나우로보틱스는 기술성 평가를 통한 특례상장 트랙을 밟고 있는데,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투심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상황이다.
다만 지난해 8월 거래소로부터 부여받은 성장성 특례 주관 제재에 대한 여파가 실적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전망이다. 성장성 특례 자체가 1년에 한 건 정도에 그칠 정도 해당 트랙을 활용하는 경우가 적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국내 1호 성장성 특례 상장사인 셀리버리가 상장폐지를 위한 정리매매에 들어가면서, 앞으로 성장성 특례 트랙 자체가 사라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대신증권측은 "올해 준비하고 있는 인벤토리상 일반트랙 비중이 더 많아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종투사 발판 삼아 본격 IB 확장 나섰는데
기존 강점 IPO 기특상장에서 '브레이크'
2월 예심 철회만 두 곳…기준 강화 영향
거래소 기조 이어지면 전략 수정 불가피
기존 강점 IPO 기특상장에서 '브레이크'
2월 예심 철회만 두 곳…기준 강화 영향
거래소 기조 이어지면 전략 수정 불가피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03월 03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