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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의 친환경 사업 통매각이 폐기물 인수합병(M&A) 시장에 새로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대기업 손을 거친 조 단위 폐기물 사업장인 만큼 기존 예정된 거래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다. 올해 중 매각을 마쳐야 하는 코엔텍·코어엔텍 매각 작업도 해당 거래의 경과를 예의주시해야 하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26일 코스닥 상장 폐기물 소각업체 코엔텍은 자기주식을 소각해 보통주 21만4280주에 대한 감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주주가치 제고 목적이라고 밝혔으나 최대주주 E&F PE-아이에스동서 컨소시엄이 매각에 앞서 상장폐지 요건을 갖추려는 과정으로 받아들여진다. 컨소시엄은 작년부터 공개·장내매수를 통해 코엔텍 지배력을 기존 60%에서 84%까지 끌어올렸으나 아직 자진 상폐 요건(90%)에는 미치지 못했다.
컨소시엄은 올해 중 코엔텍을 상폐한 뒤 다른 폐기물 회사 코어엔텍과 함께 통매각에 나설 예정이다. 컨소시엄 측의 펀드 만기 문제로 시작된 거래인 만큼 투자업계에서도 일찌감치 관심을 보여왔다. 매각가가 최대 1조원대 후반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거래라 사모펀드(PEF) 운용사나 자문시장 양쪽으로 주목도가 높았던 탓이다.
자문시장 한 관계자는 "펀드 만기까지 시간이 많지 않아 E&F PE 측도 회수 안정성 때문에 가격 욕심을 내기 힘들 거라는 시각이 있었다"라며 "역으로 이 때문에 작년부터 투자은행(IB)이나 국내외 운용사(GP)들이 스터디를 하고 있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가 리뉴원·리뉴어스 통매각이 수면 위로 드러나며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SK에코플랜트의 친환경 사업 정리 역시 작년부터 예정된 수순으로 받아들여졌지만 규모나 거래 성격 측면에서 시장의 눈길을 더 빨리 사로잡는 모습이다.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기 전이지만 이미 다수 PE와 IB가 물밑에서 SK그룹과 소통하는 단계로 파악된다. 매각 측이 2조원 이상의 몸값을 바라고 있어 부담을 표하는 곳이 많지만 SK그룹의 리밸런싱(사업 조정) 작업이라는 상징성이 참여 유인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규제나 대관, 여론 관리 장벽이 높은 국내 폐기물 산업 특성상 대기업에서 PE로 손바뀜이 일어날 때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기 유리해진다는 점도 기대를 끌어올리고 있다.
자연히 코엔텍·코어엔텍 매각 작업에도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프라 자산 중에서도 선호도가 높은 폐기물 사업이라 해도 조 단위 몸값을 지불할 수 있는 인수자는 제한적이다. 컨소시엄에서도 작년부터 유효 경쟁을 일으킬 수 있을 만한 시점과 구조를 고심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PE업계 한 관계자는 "따로 매각하면 사업 안정성이나 밸류에이션 매력이 떨어지고, 묶어서 팔면 덩치가 커져서 난도가 올라가고, 펀드 만기도 고려해야 해서 E&F PE의 고민이 컸다"라며 "대형 GP도 동시에 두 폐기물 사업을 들여다보긴 어렵다. 여력 있는 원매자를 특정하기 어려운 시기에 리뉴원·리뉴어스와 완전히 독립된 거래로 보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매각 시점을 어떻게 조율하느냐에 따라 오히려 컨소시엄의 회수 작업이 한결 수월해질 거란 시각도 있다. 리뉴원·리뉴어스는 SK에코플랜트가 지난 4년간 인수한 수처리·매립지 등 폐기물 사업을 통합한 브랜드이지만 소각 부문 포트폴리오가 비교적 약한 편으로 통한다. 각각 수도권과 영남지역에서 폐기물 소각에 특화한 코엔텍·코어엔텍이 보완재가 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산업 특성상 리뉴원·리뉴어스를 품은 쪽이 코엔텍과 코어엔텍까지 흡수할 경우 시너지를 내기도 유리하단 분석이다. 폐기물 산업은 볼트온을 통해 전후방 밸류체인을 수직계열화하고 규모의 경제를 갖추는 만큼 기업 가치도 덩달아 올라가는 편이다. 실제로 그간 국내외 PE나 전략적투자자(SI) 대부분이 이 같은 공식을 따라왔다. 리뉴원·리뉴어스 거래의 윤곽이 드러날 시점에 코엔텍·코어엔텍 매각을 추진하는 식으로 가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리뉴원·리뉴어스를 소화할 수 있을 만한 빅네임을 상대로 코엔텍·코어엔텍 매각에 나서는 게 가장 안정적으로 거래를 추진할 수 있는 전략으로 보인다"라며 "물론 이 경우 가격이나 시점 등에서 컨소시엄이 다소 수동적인 위치에 놓이게 되겠지만, SK그룹에서 빅딜을 내놓은 이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라고 전했다.
경기가 둔화하는 가운데 경쟁 심화로 폐기물 소각·매립 단가가 우하향하는 것도 이 같은 시각을 뒷받침하고 있다. 2022년 900억원을 넘기던 코엔텍의 매출액은 이듬해 787억원으로 하락했고, 작년 3분기말 612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저성장이 본격화한 만큼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SK그룹 친환경 사업 정리가 폐기물 M&A 대형 변수로
조단위 E&F컨소시엄 코엔텍·코어엔텍 통매각도 영향권
업황 둔화로 독자 매각 어려운데 잠재 인수자풀 제한적
시점 따라 난이도 달라질 듯…연계전략이 유리하단 평도
조단위 E&F컨소시엄 코엔텍·코어엔텍 통매각도 영향권
업황 둔화로 독자 매각 어려운데 잠재 인수자풀 제한적
시점 따라 난이도 달라질 듯…연계전략이 유리하단 평도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03월 04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