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 논란 불거진 MBK, 홈플러스 인수로 얼마 벌었나...업계선 '수천억' 추정
입력 25.03.10 07:00
홈플러스는 망가졌지만, 펀드 수익률은 양호
거래 수수료·관리 보수 등 10년간 수천억대 추정
MBK "배당 수익 없었고 비용 등 고려하면 크지 않아"
당장 피해 없어도…LP들 일단 상황 예의주시
  •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홈플러스가 회생 절차에 들어가며 국민연금을 비롯한 투자자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운용사(GP)가 최선의 노력을 다했느냐는 지적도 나오는 가운데, 정작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투자로 상당한 수수료 수익을 챙긴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MBK의 수수료 수익은 수천억원대에 달한다. 이에 대해 MBK는 비용 등을 고려하면 업계 시각 만큼의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난 2015년 MBK파트너스는 영국의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3호 블라인드펀드와 국내외 기관의 공동투자자금, 우선주 투자금(7000억원) 등 자본성 자금 3조2000억원을 활용했고, 2조7000억원 규모 인수금융도 일으켰다. 홈플러스의 기존 차입금을 포함한 총 거래 규모는 약 7조2000억원이었다.

    MBK파트너스가 지난 4일 홈플러스 회생절차를 신청함에 따라 선순위 대출금을 갖고 있는 메리츠금융과 국내외 기관투자자, 우선주 투자에 나선 국민연금 등의 회수 전망이 불투명하게 됐다.

    홈플러스의 상황이 좋지 않은 것과 별개로 MBK파트너스는 해당 투자로 적잖은 돈을 챙겼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MBK파트너스는 다른 PEF와 달리 이례적으로 거래 수수료(Transaction Fee)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거래를 발굴하고 수행했다는 데 따른 수고료 성격으로 보통 1% 정도를 챙기는 것으로 전해진다. 출자자(LP)와 인수금융 대주단이 나눠서 내는 구조다. 이를 감안하면 7조원대 홈플러스 거래로 600억~700억원대 수수료를 챙겼을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투자 당시 2조원 규모로 4개의 공동투자펀드(MBK파트너스2015의1호~4호)도 만들었다. 해당 펀드에선 선취 수수료(Up-front Fund Management Fee)를 2%가량 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수수료만 400억원에 육박한다.

    나머지 1조원 이상의 자금을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마련했다. 통상 관리보수(Management Fee) 요율은 국내서 연간 1~1.5%, 해외서는 1.5~2% 수준이다. 투자한 지 오래된 터라 지난 수년간은 관리보수를 수령하지 않았다. 다만 1.5% 정도의 수수료를 투자 기간 동안 받았다고 가정하면 1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투자 후 배당으로 인한 수익은 챙기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쏠쏠한 회수 성과가 없었을 뿐, 거래 수행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수수료를 받아갔을 거라는 게 복수 업계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실사 등 법률 비용, 컨설팅 비용 등 부가적인 비용은 통상 펀드 비용으로 지출되기 때문에 사실상 MBK파트너스의 부담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매각 등 자구노력에 들어간 비용은 출자자에 요청(Capital call)할 수 없기 때문에 홈플러스 회사 측이 부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MBK파트너스 측은 "거래수수료는 관리보수로 100% 환급됐고, 해당 블라인드펀드는 선취 수수료가 없다"며 "관리보수와 관련해서도 한국 투자 펀드는 별도기 때문에 통상적인 면과 다른 점이 있고, 오래 전부터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PEF의 경우 정관에 GP의 모든 수익은 펀드에 귀속되며, 관리보수로 받는다는 점이 명시되어 있다. 이에 여타 수수료들 또한 결과적으로는 관리보수에서 해당 부분만큼을 삭감한다는 규정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이유로 거래수수료를 취득해도 관리보수와 마찬가지라는 입장을 보일 수 있다.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신청에도 MBK파트너스 3호 블라인드펀드 전체의 수익률(IRR)은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펀드의 다른 포트폴리오인 ING생명, 대성산업가스, 두산공작기계, 일본 기업인 아코디아 넥스트 골프 등은 좋은 성적표로 회수에 성공했다.

    한 LP 관계자는 "MBK가 별도로 LP 측에 추가 사항들을 공유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전반적인 진행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