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에 달린 하이브 CB 수익률…'주가 버틸까' 투자자들 촉각
입력 25.03.13 07:00
주관사 미래에셋證 최근 3900억원 완판
전환가액 21만8000원…현재 주가 수익권
BTS 완전체 컴백이 '핵심' 동력으로 작용
보통주 전환인 10월까지 유지될 지 주목
  • 4000억원 규모의 하이브 전환사채(CB) 3900억원 셀다운(재매각)이 완료된 가운데 투자자들은 하이브 주가 동향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출렁이던 하이브 주가는 올해 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10월까지 현재 수준을 유지하면 투자자들은 쏠쏠한 수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BTS(방탄소년단) 완전체 컴백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반영된 상황이라 하반기까지 현재 주가 수준이 이어질 수 있을 지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하이브 CB 물량을 완판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CB는 규모가 4000억원에 이르며, 최소 투자 한도가 100억원 수준이었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는 참여하지 않고 전량 기관투자자가 투자했다. 

    해당 CB의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모두 0%다. 전환가액은 당시 기준 주가에 20% 할증을 적용해 21만8000원으로 책정됐다. 발행 12개월 이후인 올해 10월부터 보통주 전환이 가능하며, 발행 36개월 뒤부터 6개월마다 풋옵션(조기상환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최근 3개월간 하이브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하이브는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경영권 분쟁, 뉴진스 탈퇴 논란,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구설수 등으로 인해 주가가 15만 원대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반등세를 보이며 최근 25만원대의 주가를 보였다. 숫자로만 보면 투자자들은 이미 수익권에 진입한 상황이다. 10일 현재 23만9000원의 종가를 보이면서 전날 대비 4.40% 하락했으나 아직 수익권에 있다. 

    현재는 락업(lock-up) 기간으로, CB 발행 후 일정 기간 동안 투자자가 주식으로 전환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수익’이 현실화된 것은 아니다. 만약 보통주 전환이 가능한 올해 10월까지 현재 주가 수준이 유지된다면, 투자자들은 약 10% 내외의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하이브 CB 셀다운(매각)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완판이 이루어졌고 주가도 상승하면서 주관사와 투자자 모두 한시름 놓은 상황”이라며 “이대로 하반기까지 주가가 유지되거나 더 오른다면, 투자자들도 만족스러운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투자자들이 수익을 얻는 데에는 주가가 ‘버텨줄 수 있나’가 관건이다. 

    무엇보다 BTS 멤버들이 올해 병역 의무를 마치고 하반기부터 ‘완전체’로 활동을 재개하면, 빠른 수익성 회복이 기대된다는 점이 주가 흐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BTS가 복귀해 하반기 앨범 활동을 시작할 것으로 보이며, 2026년부터는 월드투어도 진행할 전망이다.

    이외에는 어도어 이슈가 어느 정도 수습되고,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주도의 관세 리스크에서 엔터산업은 한 발 물러서있다는 인식에다, 중국의 한한령(한류 제한령) 해제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엔터주가 전반적으로 훈풍을 탔다.

    하이브의 2024년 4분기 영업이익은 예상치를 다소 밑돌았다. 다만 연간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2024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약 4% 증가한 2조2545억 원이며, 영업이익은 1848억 원으로 전년 대비 38% 감소했다. 신인 아티스트에 대한 투자 비용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됐으나, 올해부터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하이브 주가에 반영된 가장 큰 기대감은 BTS의 복귀인데, 거의 반영이 된 상황이라 추가적인 재료가 나올 지도 관심”이라며 “하이브가 지난해 어도어 사태로 인해 계획했던 투자를 보류한 만큼, 올해부터 다시 활발한 시장 활동을 재개하고 주가도 모멘텀을 얻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하이브는 4000억 원 규모로 제4회차 CB를 사모 방식으로 발행했다. 당시 하이브 주가가 하락하면서, 2021년 발행했던 CB의 투자자들이 조기상환을 신청하는 사례가 잇따랐다. 이에 하이브는 차환을 위해 신규 CB를 발행했으며, 미래에셋증권이 주관을 맡아 3900억 원을 인수했고, 나머지 100억 원은 미래에셋캐피탈이 인수했다.

    발행 당시 하이브 주가가 급락하면서, 미래에셋증권이 CB 물량을 떠안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미래에셋증권 내부에서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자체 북(book)을 활용할지에 대한 고민이 깊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 사이에서는 드문 ‘빅딜’이라는 점에서 주관 경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기관투자자들 역시 여러 이벤트로 인한 주가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하이브의 펀더멘탈(기초 체력)에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을 고려해 투자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