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총재에 외교부 대사까지…전관(前官) 모시기 진심인 CJ그룹
입력 25.03.14 07:00|수정 25.03.14 07:15
CJ㈜, 사외이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선임
CJ제일제당, 정황근 前 농림부 장관
CJ프레시웨이, 외교부 특임대사 영입 추진
  • CJ그룹이 고위 공직자 출신 인사들을 속속 영입하고 있다. 대관 능력을 갖춘 인사들을 영입해 대외적인 사업 불확실성에 대비하겠단 의지로 해석된다.

    CJ그룹의 지주회사인 CJ㈜는 오는 정기주주총회에 이주열 전 한국은행 총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이주열 후보 2014년부터 2022년까지 한국은행 총재를 역임했고 지난해부턴 국립극단 후원회 초대 회장을 맡고 있다. 

    CJ는 "금융시장 환경에서 경제 지표 및 대외 여건 등을 다방면으로 고려해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주열 후보자는 "이사회의 의사결정을 다양한 시각에서 검토·감독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참여할 계획"이라며 "효울적인 업무수행을 위해 과도한 겸직을 하지 않고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및 세미나에 성실하게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룹의 주력인 CJ제일제당은 2명의 사외이사(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 김태윤 한양대학교 교수)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정황근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김혜영 미국 언스트앤영(EY) 원로 자문 파트너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이력의 대부분을 농식품 관련 분야에서 쌓아온 정 후보자는 지난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윤석열 정부의 초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지냈다. 2022년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선 농협경제지주 사외이사를 지낸 이력으로 인해 이해충돌 우려가 거론되기도 했다. 미국 국적을 보유한 김혜영 후보자는 동양 여성 최초로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파트너가 된 인물로 알려져 있다.

    CJ대한통운은 국토교통부 제 1차관(2018~2020년)과 해외건설협회장(2021~2024년)을 지낸 박선호 법무법인 광장 고문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CJ대한통운의 사외이사진은 이억원 전 기획재정부 1차관, 김명준 전 서울지방국세청장, 여미숙 전 고등법원 부장판사 등으로 구성돼 있다. 

    CJ CGV는 황이석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의 후임으로 박석현 전 광주지방국세청장(現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그룹 내 식자재 유통회사인 CJ프레시웨이는 2023년 퇴임한 외교부 특임공관장 출신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특임공관장은 직업외교관이 아닌 대통령이 임명하는 재외공관장으로 정무적 감각을 갖춘 각계의 전문가 집단에서 발탁된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이달 초 취업 심사를 통해 해당 인사의 CJ프레시웨이 사외이사 취업이 가능하단 결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