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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신청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사재 출연을 약속했다. 사태의 파장이 금융당국과 정치권을 넘어 불완전판매에 따른 법적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자 특단의 수를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MBK파트너스는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에 대해 거리를 뒀다.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도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사재출연 관련 질문에 "이 자리에서는 답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사모펀드(PEF) 업계에선 남의 자금을 받아 굴리고,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위험을 절연하는 운영 방식상 창업주 개인이 출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평가도 있었다.
기류는 며칠 새 달라졌다. 지난 16일 MBK파트너스는 입장문을 통해 "김병주 회장은 특히 어려움이 예상되는 소상공인 거래처에게 신속히 결제대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피해자 구제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병주 회장이 PEF 경영진 중 처음으로 사재출연에 나선 것은 '도덕적 해이' '사기 발행' 등 논란으로 MBK파트너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했기 때문이다. 채권자로부터 회생계획 동의를 얻기 위해 성의표시에 나선 면도 있다.
MBK파트너스는 기업어음(CP) 신용등급이 떨어지자 직후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당시 회사 부도를 막고 정상영업하기 위해선 회생절차 밖에 없다는 점을 적극 설명했지만, 시장에선 기존 부채 탕감과 이자율 인하를 위해 법원으로 피한 것이란 의혹이 제기됐다. 회생절차를 예상하지 못한 신용평가사도 충격에 빠졌다는 후문이다.
특히 연말 연초 홈플러스 유동화증권 발행이 급증한 것을 두고는 '사기 발행'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홈플러스의 신용 위험을 투자자에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증권을 발행했다면 사기죄가 성립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과거 수많은 개인 투자자 피해를 낳았던 '동양 사태' 재현이 우려되기도 한다.
MBK파트너스는 전방위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 금융당국은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단기 자금을 조달했는지를 파악하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유동화증권 발행 주관사인 신영증권 등에 대한 검사에 들어갔다. 국세청도 MBK파트너스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시장의 화살은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개인으로도 향하고 있다. 국회는 18일 열리는 정무위원회 홈플러스 사태 긴급 현안질의 증인으로 김병주 회장을 채택했다. 세무조사도 외국 국적인 김병주 회장 개인의 탈세 문제를 타겟으로 삼았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홈플러스 노조는 김 회장과 독대를 요구하고 있다.
김병주 회장은 MBK파트너스 창업주이자 7조원대 홈플러스 M&A를 적극 이끈 인물이다 보니 이번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형사적 리스크가 발생하면 운용사와 그 경영진에도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김 회장의 개인사에 대한 이야기들도 우후죽순 생산되면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병주 회장은 국내에서 한 손가락에 드는 재력가로 평가받고 있다. 2년 전에는 다이얼캐피탈로부터 조단위 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재력은 있지만 어느 정도 사재를 출연할지는 미지수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를 잠재우려면 김병주 회장이 1조원을 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한다.
그러나 MBK파트너스가 '특히 어려움이 예상되는 소상공인'을 언급한 것을 감안하면 우선 지원 대상은 회생절차 신청 20일전 거래해 공익채권에 해당하지 않는 거래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출연 금액은 많아야 수천억원이 될 전망이다. MBK파트너스는 법적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큰 '매입채무 유동화 관련 채권'에 대해선 "회생절차를 통해 전액 변제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재출연 자체가 '법적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함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단순히 여론이 들끓는 문제가 아닌, 동양 사태처럼 대주주에게 대한 법적책임론이 이어질 경우를 미리 대비한 방어책 아니냐는 시각인 셈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김병주 회장의 사재출연은 시장을 달래기 위한 상징적 행동일 수 있다"며 "실제로 막대한 출연금을 낼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16일 김병주 회장 소상공인 거래처 지원 계획 밝혀
MBK 전방위 압박에 초유의 PEF 경영진 사재출연
'사기 발행' 논란에 김병주 회장 개인도 부담 커져
시장선 조단위 필요하다지만 실제 출연 규모는 의문
결국 '법적 리스크' 대비한 것 아니냐는 시선도
MBK 전방위 압박에 초유의 PEF 경영진 사재출연
'사기 발행' 논란에 김병주 회장 개인도 부담 커져
시장선 조단위 필요하다지만 실제 출연 규모는 의문
결국 '법적 리스크' 대비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03월 17일 13:17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