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개인사업자 대환대출 출시에...저축은행들 "가져가세요"
입력 25.03.25 07:00
IPO 앞둔 케뱅, 가계대출 확대 막히자 '빈틈' 공략
부실 우려에 '후순위담보대출' 감축하고 있는데
대환대출 출시에 저축은행 일각에선 "오히려 환영"
담보가치 하락에…자산 확대도 쉽지 않을 듯
  • 케이뱅크가 1금융권 최초로 개인사업자대출에 대한 후순위 대환대출을 출시하면서 비대면 기업대출 주도권 경쟁에 나섰다. 그러나 일각에선 부실 우려가 큰 후순위 담보대출의 '대환' 수요를 끌어오는 데 대한 우려 섞인 시선도 나온다. 

    개인사업자 후순위 담보대출을 주로 취급하고 있는 저축은행 업계 일각에서는 부실 우려가 높은 대출인 만큼 케이뱅크로의 대출 이동에 대해 '환영한다'는 의견까지도 나온다. IPO를 앞둔 케이뱅크가 가계대출 성장이 제한된 상황에서 자산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지난 18일 케이뱅크는 은행권 최초로 비대면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에 대한 후순위 대환대출 상품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8월 개인사업자 주담대 선순위 상품을 출시하고, 한 달 뒤인 지난해 9월 후순위 상품으로 이를 확대했다.

    업계에선 케이뱅크가 개인사업자 담보대출과 관련해 '후순위 대환대출'을 출시한 데 주목하고 있다. 가계대출 확대에 제동이 걸린 인터넷읂애들이 개인사업자대출로 눈을 돌리긴 했지만, 케이뱅크는 담보대출 중에서도 더 리스크가 높은 '후순위'로 이를 확대했기 때문이다. 개인사업자 후순위담보대출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이 주로 취급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민찬 케이뱅크 코퍼레이트그룹장은 지난 18일 간담회에서 "아파트는 대부분 사업자 사장님들 개인명의로 선순위 대출이 있다"라며 "기업대출은 가계대출과 대환이 되지 않기 때문에 후순위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부실 우려가 큰 만큼 자산 확대에 따르는 우려도 크다. 일각에선 케이뱅크가 가져가면 '오히려 좋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저축은행 업계 한 관계자는 "부실우려가 큰 자산이라 자산 감축에 나서는 등 몸을 사리고 있는데 케이뱅크가 대출을 퍼간다고 하면 오히려 환영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케이뱅크가 개인사업자 후순위 담보대출 및 대환대출을 출시한 것은 IPO를 앞두고 대출자산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최근 주담대를 비롯한 가계대출 확대에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케이뱅크가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의 기업대출 '빈틈'을 공략해 자산을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높았던 것이란 해석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후순위 담보대출 시장이 그렇게 매력적인 상황이라 보긴 어렵다"라며 "가계대출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IPO라는 큰 이벤트를 앞둔 케이뱅크 입장에서 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개인사업자 후순위담보대출 대환대출을 통한 자산 확대가 만만치는 않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담보가치 하락으로 LTV(담보대출인정비율)이 꽉 차면서 대환대출을 받기 어려운 차주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다.

    1금융에 해당하는 케이뱅크가 리스크가 높은 중·저신용 개인사업자들의 후순위대출을 대환대출로 끌어올 가능성이 높지 않단 해석도 나온다. 그만큼 해당 차주가 더욱 좁혀지는 셈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기존에 받은 대출의 경우 LTV를 초과해도 한동안 보유할 수 있지만 대환대출은 불가능하다"라며 "결국 담보 한도가 50% 정도로 넉넉하거나, 신용도가 비교적 높은 차주에게 후순위대출을 내줄 텐데 이에 해당하는 차주가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이에 대해 지난해 9월부터 올해까지 약 6개월 동안 취급한 개인사업자 후순위 담보대출에 대한 연체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선 최소한 1년 동안의 건전성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케이뱅크 한 관계자는 "일반 신용대출 상품이 아니라 담보대출이기 때문에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 유리한 지점이 있다"라며 "다른 곳들이 안 하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금리 메리트 등을 제공하는 케이뱅크가 더 강점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