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보복관세에도 담담한 美...무역전쟁 우려에 국내 증시 '폭락'
입력 25.04.07 09:34
코스피 5%, 코스닥 4% 급락...코스피선물 '매도 사이드카'
미국이 부과한 상호관세에 중국이 보복하며 무역전쟁 우려
  • 미국이 부과한 상호관세에 중국이 보복관세로 맞불을 놓으며 국내 증시가 유탄을 맞았다. 관세는 협상용이며 일정을 연기할 수도 있을 거란 낙관론이 무너지며 폭락이 연출됐다. 트럼프 1기 정부때 경험했던 무역전쟁이 다시 전면전 양상을 띄며, 당분간 극심한 변동성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7일 오전 코스피는 장중 전일 대비 5.2%, 127.8포인트 급락하며 2330선으로 밀렸다. 코스닥 역시 장이 열리자마자 4.1% 하락하며 660선이 붕괴됐다.  코스피200 선물은 5% 이상 폭락하며 오전 9시16분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매도 사이드카는 프로그램 매매를 5분간 중단하는 제도로, 올해 첫 사이드카이자 8개월만이다.

    삼성전자가 4% 넘게 하락하며 5만3000원대로 밀린 것을 비롯, 현대차가 마이너스(-) 5.7%, SK하이닉스가 -6.6%, 삼성바이오로직스가 -5.1%, 네이버가 -3.5% 하락하는 등 시가총액 상위주가 전반적으로 급락세를 나타냈다. 이 와중에 코나아이, 오리엔트정공 등 일부 특정 정치인 테마주는 두 자릿 수 급등세를 보이며 수급이 쏠리는 모습이 연출됐다.

    외국인은 물론, 국내 기관들이 물량을 쏟아내며 하락폭이 커지는 모습이다. 외국인들은 장 초반 30분동안 코스피 4100억, 코스피200 선물 3800억, 코스닥 600억원 등 1조원에 가까운 매물을 쏟아냈다. 기관 역시 순매도에 동참했다. 특히 지난주 국내 증시를 견인했던 연기금마저 순매도로 돌아서며 매수 주체가 사라진 모습이다.

    이날 폭락은 무역전쟁 우려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으며 촉발했다. 

    미국이 중국에 상호관세 34%를 부여하자, 중국은 곧바로 미국에서 들여오는 모든 수입품에 34%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맞섰다. 관세 부과일은 오는 10일로 미국의 관세 부여 시작일과 동일하다.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목록에 미국 방위 산업체 11곳을 추가하고, 미국 회사 16곳에 대해 수출 통제도 진행키로 했다. 희토류 7종류에 대해 수출도 즉시 제한했다.

    주말까지만 해도 '관세는 위협용이며 실제 부과는 연기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일부 자리잡기도 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이 대미 관세율 0%를 제시했다. 미국을 대표해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가까운 시일 내에 만날 수 있길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내놓은 까닭이다.

    그러나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상호관세 부과에 대해 "연기 및 유예는 없다. 불공정 무역을 인정할 수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이며 이 같은 낙관론은 사그라들었다. 이로 인해 7일 오전 미국 증시 야간 선물이 4%가량 급락했고, 이런 분위기가 아시아 증시로 옮겨 붙은 것이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이날 8% 이상 폭락하며 코스피보다 극심한 공포를 보였다.

    무역전쟁 공포로 인해 4일 탄핵 인용으로 1430원까지 떨어졌던 원달러환율은 불과 3일만에 1470원대로 돌아갔다. 글로벌 경기침체(리세션) 공포로 인해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 가격은 2021년 4월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6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 부과의 결과 소매판매는 일시적 급등 후 급락이 예정되고, 기업활동은 위축되겠으며, 관세를 맞은 국가의 수출과 제조업 활동은 크게 둔화될 것"이라며 "리세션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