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속 불확실성 마주한 DN솔루션즈 IPO…커지는 ‘투심’ 위축 우려
입력 25.04.12 07:00|수정 25.04.14 07:22
고환율, 수출 기업 실적엔 유리하지만 해외 수요엔 부담
美 상호관세 25% 발표, 90일 유예됐지만 여전히 리스크 존재
미국향 수출 비중 25%에 DN솔루션즈엔 부담
  •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리스크에 따른 DN솔루션즈의 기업공개(IPO) 투심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90일 유예됐을 뿐 여전히 불확실성을 완전히 걷어내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해외 투자자들의 환율 리스크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DN솔루션즈처럼 조(兆) 단위 공모에 나서는 기업은 환율에 민감하다. 공모 규모가 큰 만큼 해외 기관투자자의 참여가 흥행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무역전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심이 위축되는 가운데 해외투자 수요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IPO에서 최대 1조57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인 DN솔루션즈 역시 UBS와 BofA 등 외국계 증권사를 대표 주관사로 세워 글로벌 수요 확보에 나섰다. 현재 4월부터는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딜로드쇼를 진행 중이다.

    다만 고환율이 해외 투심을 위축하는 변수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환율이 높을수록 수익률이 환차손으로 줄어들 수 있어서다. 해외 투자자들은 원화로 투자해 수익을 올리더라도, 이를 달러나 자국 통화로 환전할 때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특히 원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는 구간에서는 환차손 우려가 커져 외국인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된다. 

    10일 기준 환율은 1460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4월 9일(현지시각) 상호관세 시행을 발표한 날, 환율은 장중 1480원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환율이 1500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초 공모에 나섰던 LG CNS 역시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당시에도 환율이 1460원대를 기록해 해외 기관 경쟁률은 3대 1에 그쳤다. 국내 기관투자자 대상 경쟁률이 100대 1을 넘긴 것과는 대조적이다. 

    환율뿐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여전히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은 철강, 알루미늄(3월 12일), 자동차(4월 3일)에 이어 한국을 포함한 교역국에 상호관세(4월 9일)를 부과했다. 9일에는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들에 대한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했지만, 유예인 만큼 아직 낙관하긴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DN솔루션즈 역시 정정신고서를 통해 "미국의 고관세 정책은 대미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관세 리스크로 인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은 공작기계 업황 및 당사의 경영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2023년 기준 DN솔루션즈 매출의 25%는 미국에서 발생했다. 미국 시장의 비중이 높은 만큼, 관세가 현실화되면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고환율 환경이 DN솔루션즈의 실적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DN솔루션즈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의 80.3%가 수출에서 발생했는데, 수출 대금을 외화로 수령하는 만큼 환율 상승은 매출 확대 효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고환율은 수출기업에 유리한 조건이지만, 외국인 투자자 모집이라는 측면에선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미국향 수출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트럼프 관세 리스크까지 겹쳐, IPO 흥행에는 여러 변수가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