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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 방문이 코로나 이전 수준까지 회복하며 호텔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국내 '호텔 자산'의 가치가 재조명되며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도 빠르게 높아지는 모습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24년 외국인 관광객 수는 1637만명으로 전년 대비 약 48% 증가했다. 2025년에도 1700만명 이상이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전망되고 한한령 해제시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더 빨라질 전망이다.
호텔의 객실 점유율과 평균 객단가(ADR)도 상승세다. 한국호텔업협회 조사에 따르면, 국내 호텔의 객실 평균 판매단가는 2019년에서 2023년 사이 30% 이상 증가했다. 서울 5성급 호텔의 객단가는 35만원 수준이며 최고급 호텔은 70만~80만원대까지 가격이 형성돼 있다.
호텔업이 활황을 띠자 호텔 자산 거래도 활발히 일어나는 모습이다. 싱가포르투자청(GIC)은 '더 익스체인지 서울' 등 보유 오피스 자산을 매각하고 글래드 호텔 등 호텔 3개를 일괄 매입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일본계 ARA자산운용과 영국계 M&G리얼에스테이트는 지난해 여의도 IFC 내 콘래드 서울 호텔을 공동 인수했다.
국내 호텔 자산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다. 최근 진행된 신라스테이 마포, 신라스테이 동탄, 포포인츠 서울역 등 주요 호텔 매각 입찰에 5~6곳 이상의 투자자가 참여했는데, 그중 상당수가 외국계인 것으로 전해진다. 상업용 부동산 업체들도 해외투자자들이 국내 호텔 매물에 관심을 가지고 있단 분석을 낸다.
젠스타메이트는 "한국에 아직 자산을 보유하지 않은 외국계 투자자들의 관심이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며 "외국계 투자자들은 한국 호텔이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고 자산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는 인식이 있어 적극적인 투자 태도를 보이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컬리어스는 "해외 투자자들은 오피스를 대체할 섹터로 호텔과 주거 섹터에 주목하고 있다"며 "한국 호텔 시장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 투자처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되며 해외 자본 유입과 함께 시장 내 투자 기회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SC 캐피털 파트너스, 브룩필드, 안젤로 고든, GIC, KKR, 블랙스톤 등의 복수의 해외투자자들이 국내 호텔 시장에 대한 관심을 확대하고 있다.
해외 투자자들이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관망세를 유지하다 최근 다시 한국 호텔 매물에 주목하는 있단 분석도 나온다. 한 상업용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과거 계엄 상황 당시 외국계 투자자들은 출장을 연기하거나 수익률 조건 상향을 요청하며 딜을 지연시킨 사례도 있었다"며 "다만 최근 탄핵 이후 정국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거래 검토가 다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기업 JLL은 "2024년 4분기부터 이어진 정치적 불확실성이 외국인 방문객 수와 국내 소비자 신뢰도에 영향을 주며 호텔 객실 점유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다만 계엄의 여파는 단기적 요인이고, 2025년 하반기에는 호텔 운영 실적이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텔 시장이 살아나자 오피스로 용도 변경이 추진되던 자산들이 최근 다시 호텔로 전환되는 사례도 잇따른다. 2022년 폐업 후 오피스 개발이 추진됐던 서울 중구 티마크그랜드 호텔은 지난해 안젤로고든이 '보코(Voco)' 브랜드를 들여와 다시 호텔로 운영 중이며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말 블랙스톤과 블루코브자산운용이 인수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SM그룹 사옥도 호텔로 컨버전(용도변경)될 예정이다. 해당 자산은 블루코브가 펀드를 제공, 블랙스톤이 투자자로 참여하는 구조이며 트레볼로지와의 협업을 통해 리모델링이 예정돼 있다.
다만 호텔 자산은 여전히 리스크를 동반한 섹터라는 지적도 나온다. 매크로 환경 변화에 따라 프리미엄급 호텔을 중심으로 한 수요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다. 작년 호텔 시장에서는 4성급과 5성급을 중심으로 한 호텔 거래가 활발히 이뤄졌는데, 관세 여파 등으로 국내 소비 심리가 위축될 경우 고급 호텔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른 상업용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호텔 시장은 여전히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매크로 변수를 살피긴 해야한다"며 "관세 영향 등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될 경우 3성급 호텔의 거래 수요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2024년 국내 호텔 투자시장 연간 총 거래금액은 약 2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4.5배 증가했다. 서울 지역 호텔의 경우 4성급과 5성급 중심으로 거래가 늘며 평균 거래가격이 전년 대비 약 28% 올랐다. 호텔 자산의 가치는 객실 매출 등과 직접적으로 연동되는 특성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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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04월 20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