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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바글로벌이 오는 28일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돌입한다. 'K-뷰티' 업종의 성장 둔화 우려와 미국 정부의 상호 관세 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공모 흥행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달바글로벌은 공모 물량을 전체 상장 예정 주식 수의 5% 수준으로 최소화하며 몸을 낮췄다. 유통물량 최소화를 통해 투심을 잡아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공모가 밸류에이션 역시 기상장 유사기업군에 비해 낮춰 잡은 상황이다. 이런 포석이 대외 불확실성을 상쇄할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24일 증권가에 따르면 달바글로벌의 공모가는 주가순이익비율(PER) 방식의 상대가치법으로 산정됐다. 비교기업(LG생활건강ㆍ에이피알ㆍ한국화장품ㆍ브이티) 평균 PER 21배를 적용해 적정 주당 평가액을 도출했고, 17~31%의 할인율을 반영해 5만4500원에서 6만6300원의 희망 공모가 밴드를 설정했다. 상단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약 8000억원으로, PER은 17.41배로 계산된다.
달바글로벌은 최근 K뷰티를 대표하는 뷰티 회사로 꼽힌다. 실적이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598억원으로 전년(324억원) 대비 73% 급증했다. 지난해 말 현금성 자산 역시 540억원으로 전년(413억원) 대비 30.8% 늘었다.
다만 지난해 말 재고자산이 479억원으로 급증하며 재고자산회전율도 전년(4.5회) 대비 2.3회로 둔화된 점은 부담 요인이란 평가다. 영업활동현금흐름 역시 재고 부담으로 인해 전년(243억원) 대비 34.9% 감소한 158억원에 그쳤다. 이는 최근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 속에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 K-뷰티 종목들과 유사한 흐름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달바글로벌의 피어그룹은 주가가 정점 후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에이피알 주가는 지난해 6월 말(7만8600원) 대비 10% 넘게 하락했으며, 브이티도 고점(4만4000원) 대비 16% 가량 떨어졌고, 한국화장품 역시 23일 기준 6900원으로 고점(1만1240원)과 비교해 38.6% 급감했다.
이로 인해 에이피알의 PER은 2024년 2분기 32.06배에서 4분기 17.59배로 하락했다. 한국화장품 역시 PER이 2022년 218.91배에서 지난해 21.73배로 크게 낮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달바글로벌 역시 몸 값을 높게 제시할 수는 없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의 장기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긍정적이란 평이 많다. 투자업계에서도 K-뷰티의 지속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화장품 관련 기술력과 한류 마케팅 전략 등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중국 시장 의존도를 줄이고 미국과 유럽 등 다양한 시장으로의 수출 확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의 수출 규모는 지난해 기준 17억 달러로 올해엔 지난해 실적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향후 성장 지속 여부는 온라인 채널 확대와 인디 브랜드의 시장 진입 증가 등 시장의 경쟁 환경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운용업계에서는 미국의 상호관세 정책을 변수로 꼽고 있다. 달바글로벌은 지난 10일 증권신고서를 통해 "기존 무관세였던 한국 화장품 품목에 새로운 비용 부담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유통 마진 축소와 프로모션 비용 증가 등 간접적 수익성 저하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달바글로벌이 지배구조 개선과 제품 포트폴리오 정비 등 투자자 우려를 선제적으로 해소한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중국과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와 재구매율이 높아 시장 신뢰가 어느정도 확보된 상태"라며 "밸류에이션이 기초 체력 대비 무리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달바글로벌의 기관 수요예측은 오는 5월 7일까지 진행되며, 청약일은 다음달 9~12일로 예정돼 있다.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한 공모주 펀드 운용역은 "최근 IPO 시장 분위기가 개선되고 있고 공모 규모가 작아 유통 부담도 적은 편"이라며 "미국 상호관세 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으로 인한 증시 리스크는 존재하지만, 회사의 실적 성장세와 공모가 수준,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흥행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공모 비중 5.4% 최소화…유통 부담 낮췄지만 관세정책 리스크 부각
실적 급성장에도 재고 부담 증가…피어그룹 주가 하락세도 변수
기관투자자들 "밸류에이션 무리 없어…화장품 시장 성장세도 긍정적 요소" 평가
실적 급성장에도 재고 부담 증가…피어그룹 주가 하락세도 변수
기관투자자들 "밸류에이션 무리 없어…화장품 시장 성장세도 긍정적 요소" 평가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04월 24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