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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올해 1분기 시장 기대를 웃도는 영업익을 기록했지만 향후 주가 방향성은 판단하기 어렵단 분석이 나온다. 특히 한화오션을 중심으로 산업은행의 지분 블록딜 매각과 외국계 증권사의 목표주가 하향 조정 등이 겹치며, 차익 실현 심리가 자극되는 모습이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8225억원, 영업이익 4337억원을 기록하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한화오션도 같은 기간 매출 3조1431억원, 영업익 2586억원을 기록했다. 두 회사 모두 고부가 선종 중심의 매출 비중 증가와 생산성 향상이 실적을 끌어올렸다.
양사 모두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의 변수가 없는 이상 앞으로의 실적 전망에 있어서도 점진적인 성장세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제품 믹스 중 가스선 비중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며 "전반적인 실적 개선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내년, 내후년까지 계속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상선 사업부 매출이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이 중 LNG선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60~7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고는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IMO 탄소세 도입, 트럼프 대통령의 조선업 협력 요청 등 한국 조선업을 둘러싼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조선 업체들의 실적이 더 큰 폭으로 올라올 수 있단 기대감이 지배적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실적과 별개로 지금의 조선사 주가가 너무 높단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산업은행이 한화오션의 보유 지분 19.5%(약 5,974만 주)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하는 수요예측에 돌입하면서 '고점 차익 실현' 논란이 부각됐다. 산업은행이 한화오션 주가가 고점일 때 매각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한화오션의 주가는 연초 대비 132% 뛰었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한화오션 주가에 대해 단기 조정 가능성이 있단 분석을 낸다. IM증권은 "지분 매각에 따라 유통주식 수는 늘어나지만, 단기적으로는 19.5%에 달하는 오버행(잠재 매도 물량) 부담이 주가에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신한투자증권은 "한화그룹의 한화오션 지분율은 46.3%이며 산업은행의 분할 매각 방침에 따라 경영권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블록딜 할인율과 오버행 물량의 수급은 부담"이라고 분석했다. 29일 한화오션 주가는 전일 대비 12.09% 하락한 7만8500원으로, HD현대중공업은 전일 대비 1% 오른 40만2000원에 마감했다.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한화오션에 대한 목표 주가를 큰 폭으로 하향 조정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28일 노무라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한화오션에 대한 투자의견을 ‘Reduce(비중 축소)’로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6만2000원에서 5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노무라증권은 "한화오션의 1분기 실적은 양호하지만, 미 정부의 중국 조선업체에 대한 규제와 미 해군 사업 기회에 대한 시장 기대감은 이미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되어 있다"며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산업은행이 2대 주주로서 보유 지문 매각을 결정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조선업 주가가 전반적으로 과열 국면에 있다는 지적은 그간 지속된 이야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조선업은 이제 내 손을 떠난 종목"이라며 "추가 상승 모멘텀이 남아있을 수는 있지만, 현재 주가는 논리적으로 설명되기 어려운 구간"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아직 상승 여력이 남아있단 평가도 나온다.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조선업체의 실적 개선세는 이제 시작된 단계로 봐야한다"며 "미국발 특수선 모멘텀 등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내다봤다.
HD현대·한화오션 1분기 '호실적' 기록, 실적 지속 성장 전망
'어닝서프'에도 한화오션 주가 급락...산은發 오버행 부담 현실화
노무라증권 목표가 하향…“조선주 기대감 이미 주가에 선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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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04월 29일 15:48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