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은 신용등급 유지 위한 조치"...한화에어로, 2차 정정신고서 살펴보니
입력 25.04.30 19:04
1243쪽 정정신고서 제출…대외 리스크·재무 안정성 설명 추가
자금 사용 계획·의사결정 절차도 구체화
한화오션 신용도·사업 한계…모회사 대응 필요성 강조
  • 2조3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 중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30일 증권신고서를 다시 정정해 제출했다. 관세 정책, 국제 유가 등 대외 변수 리스크와 유상증자 추진 배경과 주주와의 소통 전략 등을 보완했다.

    한화에어로는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정정신고서를 공시했다. 금감원이 지난 17일 두 번째 정정 요구를 한 지 13일 만이다.

    한화에어로 측은 "유상증자 관련 시장의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구에 맞춰 총 1243페이지에 달하는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금감원은 ▲1차 정정 요구에서 유상증자의 당위성, 계열사 지분 거래와의 연관성, 자금 사용 목적 등을 ▲2차에서는 증자 구조 변경이 주주와 회사에 미치는 영향, 제3자 배정 추진 배경, 자금 사용 계획의 구체성 등을 보다 명확히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한화에어로는 이번 정정신고서에서 미·중 무역갈등, 유럽의 방산 투자 확대 등 대외 변수에 대한 설명을 추가했다. 한화에어로는 글로벌 관세 정책 변화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향후 사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리스크로 작용한다고 봤다.

    이번 정정신고서에서 가장 비중 있게 다뤄진 항목은 유상증자 추진 배경이다.

    한화에어로는 2022년 한화오션 인수 당시 장기 적자와 낮은 이자보상배율 등으로 외부 자금 조달이 어려웠고, 이에 따라 계열사 3곳과 공동 인수를 추진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일부 계열사는 재무적 투자 목적에서 참여한 만큼, 당시 결정은 자금 여건을 고려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번 유상증자는 직접적인 지배력 확보와 글로벌 방산 수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과거와는 다른 독립적인 결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화에어로는 한화오션이 낮은 신용등급과 조선업 중심의 단일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어 글로벌 수주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하다고 보고, 모회사 차원에서 지배력을 강화해 신용도와 수주 역량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재무 안정성 확보의 필요성도 함께 제시됐다. 한화에어로는 "공모사채 약정상 일정 재무비율을 초과하면 전액 상환 의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번 유상증자는 유동성 리스크를 줄이고 신용등급 유지를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의사결정의 절차적 정당성을 보완하기도 했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는 사전설명회, 김앤장 법률자문, 사외이사 질의응답 등을 거쳐 진행됐으며, 한화에너지 등 제3자 배정 대상에 대해서는 할인 없이 발행가를 산정해 기존 주주 지분 희석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자금 사용 계획은 일부 보안상 제한되는 항목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사우디와의 방산 협력 등 민감한 사안은 공개에 한계가 있지만, 향후 제공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정보를 성실히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주주와의 소통도 강화했다고 주장했다. 

    한화에어로는 "4월 8일 기자단을 대상으로 미래비전 설명회를 열고 유상증자 배경과 약 11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 중장기 경영 목표(매출 70조·영업이익 10조)를 공유했다"며 "유튜브 출연, 시민단체 면담 등 외부 채널을 통해 증자 필요성을 직접 설명했고, 이후 투자자 반응도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이 "정정 요구 사항의 반영 여부를 중심으로 신속하고 면밀하게 점검하겠다"며 "기재 사항에 특별한 문제가 없을 경우 신고서상 일정대로 자금 조달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만큼, 이번 정정신고서가 수리될 경우 7월 초 청약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