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으로 회사가 먼저 감사보수 올리자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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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4월 24일 11:18에 인베스트조선(Invest.chosun.com)의 유료고객 서비스를 통해 소개되었습니다.]
재계와 회계법인들이 부실회계감사 논란과 저가 수임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기업이 먼저 나서 "외부감사 보수액을 올려줄테니 제대로 감사를 해달라"고 요구한 사례도 나오고 있다.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가 주인공이다.
23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은 최근 회계법인들에게 예년에 비해 외부감사 보수액을 약 3배 가량 올려주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 논의는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직접적인 지시에 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2010년부터 현대카드 외부감사를 맡아온 안진회계법인과 작년부터 현대캐피탈 외부감사를 맡은 삼정회계법인은 대략 3억원 미만의 감사보수를 받아왔다. 안진이 작년 2억8000만원, 삼정이 3억3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이런 가운데 재계 전반에 부실 회계감사 논란의 원인으로 낮은 수임료가 거론되자 정태영 사장이 실무진에 "외부감사 수수료가 이렇게 낮은데 무슨 감사업무가 되겠느냐, 보수를 올려주고 제대로 된 외부감사를 받으라"고 지시를 내렸다.
이에 해당 팀에서는 안진ㆍ삼정 두 회계법인에 "얼마면 적절한 감사보수가 되겠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회계법인들은 기존보다 약 3배가량 높은 달하는 감사보수를 제안하며 "이 정도 금액이면 정말 제대로 된 외부감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의견을 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외부감사 보수를 인상한다는 방침은 확실하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며 “이달 말까지 감사계약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계업계는 이런 모습에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단순히 수임료를 올려줬다는 점보다 기업 스스로 감사보수 적정화에 앞장서고 외부감사를 철저히 받겠다고 책임소재를 진 것 자체가 더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