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ㆍ을지로 대형 빌딩, 부동산펀드가 점령했다
입력 2014.05.15 09:06|수정 2014.05.15 09:06
    최근 3년간 거래 33건 중 펀드 매입 24건
    기업 현금 확보 차원…차익 노린 거래도
    임차 수요 꾸준, 기관투자가 관심 지속
    • [본 콘텐츠는 5월 14일 11:14에 인베스트조선(Invest.chosun.com)의 유료고객 서비스를 통해 소개되었습니다.]

    • 2011년 이후 서울 광화문과 을지로 지역을 아우르는 중심업무지구(CBD) 지역의 업무용빌딩 소유권이 기업에서 부동산펀드로 이동했다. 현금을 확보하고자 한 기업이 부동산을 내놓는 사례가 많았다. CBD 업무용빌딩 가격이 오르면서 차익을 노린 거래도 있었다. 그 과정에서 업무용빌딩 손바뀜이 일단락됐지만 CBD에 대한 투자수요는 지속할 전망이다.

      인베스트조선이 지난 3년간 CBD에서 일어난 업무용빌딩 주요거래를 집계한 결과 총 33건의 거래 중 부동산펀드가 매입한 거래는 24건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보유 부동산을 매각한 거래는 12건으로 이 중 9건이 부동산펀드에 매각했다.

      2011년 시작은 임광토건이었다. 임광토건은 구조조정 목적으로 2011년 3분기 서대문구 미근동에 보유하던 빌딩 두 동을 2570억원에 매각했다. 매입자는 피에스자산운용이 만든 부동산펀드‘피
      에스KORIF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2호’였다. 같은 해 SK텔레콤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중구 남대문로5가에 있는 남산그린빌딩을 이지스자산운용의 부동산펀드에 2500억원을 받고 팔았다.

      2012년 사옥을 매각한 기업은 현대그룹이 대표적이다. 당해 3분기 현대상선ㆍ현대증권ㆍ현대엘리베이터가 보유하고 있던 종로구 연지동 현대그룹빌딩 동관과 서관을 현금 자산 확보를 위해 코람코자산운용에 팔았다. 당시 매각금액은 2269억원. 동양증권 역시 같은 목적으로 중구 을지로 사옥(1400억원)을 하나자산신탁에 넘겼다.

      2013년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건설사들의 사옥 매각이 두드러졌다. GS건설은 당해 1분기 중구 남대문로5가에 있던 GS역전타워를 베스타스자산운용에 매각한 데 이어 4분기 종로구 청진동에 새로 지은 그랑서울을 코람코자산신탁에 매각했다. 당시 거래규모가 1조2000억원에 달해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대우건설, 삼환기업 등도 각각 도이치자산운용, 하나자산운용에 사옥을 매각했다. 동부건설은 시공 중인 용산구 동자동 아스테리움 서울 오피스를 칸서스자산운용에 팔았다.

      2014년에 들어와서는 YTN이 중구 남대문로5가에 있는 사옥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KB부동산신탁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외에도 의미 있는 거래가 이뤄졌다. 라이나생명이 종로구 청진동 스테이트타워광화문을, AIA생명이 중구 순화동의 N타워를 매입했다. 두 보험사 모두 한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사옥을 마련했다. 올해 초에는 아제르바이잔 국부펀드 소파즈(SOFAZ)가 을지로2가 파인애비뉴 A동을 매입했다. 오일머니의 첫 한국투자였다.

      지난 3년 사이 CBD 주요 업무용빌딩 주인이 한차례 바뀌었다. YTN타워ㆍ종로플레이스ㆍ스테이트타워남산ㆍ청진8지구 업무용빌딩 등도 매각이 진행 중이다. 그 결과 올해 안에 상위 등급에 있는 업무용빌딩이 새로 시장에 나오는 것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CBD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지속할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 관계자는“CBD에 새로 지어지고 있는 대규모 빌딩이 준공되면 전체 공실률은 증가하겠지만 적어도 앞으로 2년간 그 외의 신규공급은 없다”라며“새로 공급되는 업무용빌딩의 위치가 광화문역 인근이고 최근 상대적으로 CBD에 대한 임차 수요가 있어 공실이 장기간 유지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반해 여의도권(YBD)은 공실이 줄지 않고 있다. 국제금융센터(IFC) 오피스빌딩 세 동 중 한 동 반은 비어있다. 지난해 말 준공한 전경련회관의 공실률은 44%에 달한다. 지난 1분기 YBD의 대형 업무용빌딩 공실률은 22%에 육박한다. 중소형 빌딩까지 합치면 10%를 넘어선다. 현재 강남권역(KBD)의 공실률은 10% 아래이지만 분당 판교로 임차인이 이동하면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