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박대영 사장이 직접 나서 손실 내용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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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월19일 09:09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올 1분기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충당금에 대해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현대중공업은 충당금 내역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반면, 삼성중공업은 박대영 사장이 직접 나서 이에 대해 해명했다.
현대중공업은 올 1분기 188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분기보다 적자폭이 2배 이상 늘었다. 조선·해양·플랜트 등 주요 사업들이 모두 적자를 냈고, 조선부문에서 1700억원 규모의 대손충당금 및 공사손실충당금을 반영한 것이 컸다. 저가수주 및 선주들과 맺었던 옵션부계약(선박을 인도받을 때 선가가 오르더라도 계약 당시 가격으로 지불)에 따른 손실우려로 충당금을 쌓았다. 시장에선 대손충당금 비중이 50~60%, 공사손실충당금 비중이 40~50%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에선 “시황이 안 좋았던 2012년 선가가 낮았다”라는 설명 외엔 충당금과 관련한 어떤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손실이 우려되는 수주와 예상 손실금액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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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은 정반대의 모습이다. 삼성중공업은 올 1분기 500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반영, 362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회사는 실적발표 후 곧바로 대손충당금에 대해 설명했다. 손실이 예상되는 프로젝트는 2012년 수주한 호주 익시스(Ichthys) 초대형 해상 가스처리설비(CPF)와 지난해 수준한 나이지리아 에지나(Egina)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에 대한 공사다. 두 프로젝트에서 예상되는 손실 규모는 총 76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와 올 1분기 실적에 모두 반영됐다.
여전히 향후 추가손실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남아있긴 하나, 회사가 발 빠르게 충당금에 대한 설명에 나서면서 불안은 다소 가라앉았다. 특히 박대영 사장이 컨퍼런스콜에 참석해 직접 충당금과 관련된 내용을 소상히 설명했던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미 시장에선 1분기 실적이 나오기 전부터 해양플랜트 부문의 대규모 손실 가능성에 우려의 시각을 보내왔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사장이 컨퍼런스콜을 주재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며 “그만큼 민감한 사안이었고, 그래서 손실내용에 대해 밝힐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이 손실내용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면서, 그렇지 않은 현대중공업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현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을 해소해주길 바란다는 것이다.
A증권사 관계자도 “삼성중공업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현대중공업은 왜 자세히 알려주지 않느냐는 시각이 있는 것 같다”며 “회사에서 모든 걸 전부 공개할 수는 없겠지만 투자자가 가장 민감한 것은 불확실성”이라고 설명했다.
B증권사 관계자도 “투자자 입장에선 문제에 대해 소상히 밝히면 더 친화적이라고 느낀다”며 “현대중공업의 IR 관련 기업문화가 안 받춰주는 것이 아쉽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