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경감 정책 지속·손주은 대표 거취 등 거래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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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월02일 14:24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온라인 교육업체 메가스터디 경영권 매각이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치며 본궤도에 올랐다. 그러나 사교육 경감 분위기가 지속되는 데다 창립자 역시 지분을 내놨다는 점은 거래 흥행에 변수로 꼽힌다.메가스터디 매각은 지난달 20일 잠재 후보들을 대상으로 LOI를 받았다. 매각 대상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H&Q와 손주은 대표가 갖고 있는 메가스터디 지분 32.6%이다. 모간스탠리가 매각 자문을 맡고 있다.
메가스터디가 온라인 입시교육 시장을 개척한 국내 1위 업체라는 점, 매년 300억원이 넘는 이익을 기록하고 있는 점이 이번 매각의 흥행포인트다. 2000년대 초반 스타 강사로 유명세를 탔던 손 대표는 당시 교육과 인터넷을 접목하면서 대치동 강사진들을 영입해 '스타강사 시스템'을 구축했다. 2004년 메가스터디가 코스닥에 입성한 이후 사교육 열풍과 더불어 매출과 이익 규모는 급증했다. 나날이 증가하는 실적에 맞춰 주가도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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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과거와 달리 최근 사교육 시장의 성장은 주춤하다. 2010년 정부가 사교육 억제 정책으로 수학능력시험과 EBS 연계를 강화하면서 메가스터디의 실적과 주가에 타격을 줬다.
지난 5년 간 회사의 매출액 2000억원 이상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2009년 847억원에서 작년 말 501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20만원대였던 주가는 최근 6만원대로 밀렸다.
수능-EBS 연계율이 70%로 유지되는 등 지속적인 사교육 경감 정책으로 인해 일부 교육업체들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2000년대 중반 엘림에듀·토피아아카데미·아발론교육·타임교육홀딩스 등 동종업체에 투자했던 재무적 투자자(FI)들 역시 이미 손실을 본 상태다.
유진투자증권 김미연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현재 메가스터디의 비즈니스 구조 로는 그 누가 들어온 들 정부의 EBS 연계율 강화 등의 정책으로 인해 어닝 개선이 쉽지 않다"면서 이를 고려하면 "매각 이후 인수할 새로운 주체가 실행할 비즈니스 모델 변화에 관한 지속적인 검증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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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진투자증권 김미연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현재 메가스터디의 비즈니스 구조 로는 그 누가 들어온 들 정부의 EBS 연계율 강화 등의 정책으로 인해 어닝 개선이 쉽지 않다"면서 이를 고려하면 "매각 이후 인수할 새로운 주체가 실행할 비즈니스 모델 변화에 관한 지속적인 검증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출처: 유진투자증권)
창립자인 손 대표마저도 지분을 팔겠다고 나선 것도 매각 성사에 '양날의 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H&Q 주식에 손 대표 주식을 묶으면 '경영권 거래'가 되면서 투자금 회수는 용이하다. 반면 '창업주마저도 포기한 산업'이라는 부정적인 시그널을 줄 우려가 있다.
손 대표가 메가스터디를 떠난 뒤 기존 유명 강사들도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추후 회사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도 있어 인수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손주은 대표와 함께한 강사들이 모두 떠날 경우 인수 메리트가 적다"면서 "손 대표의 거취에 따라 인수 가치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가스터디가 그간 PEF 손을 많이 탄 회사라는 점도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2006년 한국금융지주 계열 코너스톤에쿼티파트너스가 메가스터디 지분 약 10%를 인수했다. 그러나 2012년 교육주(株) 부진을 견디지 못한 코너스톤은 결국 보유 주식을 손절매했다. 당시 H&Q PEF가 세컨더리(Secondary) 투자 형태로 코너스톤의 지분을 사들였다.
이런 상황에서 매각 측이 원하는 가격을 맞춰줄 새 주인을 찾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다른 관계자는 "교육업체들은 수능을 전후로 주가가 출렁이고 성장도 정체돼 PEF가 수익을 내기 어려운 업종"이라며 "업계가 침체돼 있는 가운데 전략적 투자자들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