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임직원들, 제재심의위에서 미소 비친 까닭은
입력 2014.06.30 08:33|수정 2014.06.30 08:33
    [Weekly Invest]
    메시지 돌려보며 안도의 표정…동료 향해 활짝 웃기도
    "임영록 회장 소명 잘 됐다"…7월3일 결과 시선집중
    • [06월29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의 제재심의위원회가 있었던 26일, 2시 30분에 시작하는 위원회를 앞두고 금융감독원의 대기실에 먼저 도착한 것은 지주 소속 임원들이었다.

      이들은 회의 시작 전인 1시 반께 도착해 무거운 분위기로 대기했다. 이날 임 회장의 의견 진술이 5시 10분께 시작해 6시 40분께 끝난 것을 감안하면 이들은 5시간 넘게 임 회장의 중징계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대기했던 셈이다.

      임 회장이 의견 진술을 마치고 나오기 5분 전인 6시 35분, 바깥에서 대기 중인 지주 임원들의 분위기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고위 임원이 문자 메시지를 직원들과 공유하자 이들 얼굴에 안도의 표정과 미소가 번졌다.

      어떤 임원은 동료를 향해 뒤돌아서서 활짝 웃어보이기까지 했다. 동시에 지주 임원을 향해 외부인사로 보이는 사람이 악수를 청하며 밝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5분 후 임 회장은 담담한 표정으로 제재심의실에서 나왔다. 이날 임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에 대한 징계 심의 결과는 '유보'였다. 이들의 대한 심의는 내달 3일 재개된다.

      KB금융지주의 한 관계자는 "임 회장이 충분히 소명했다"며 "예단할 수는 없지만 징계 수준이 경감될 수도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이날 임 회장은 외부 로펌을 통한 법리 검토 결과, 관리 및 감독 책임을 모두 지주 회장에게 묻는 게 법적인 근거가 약하다는 점을 어필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최근 감사원이 금융위원회에 일부 징계 근거에 대한 금융위의 유권해석이 정당한지 여부를 질의한 점도 임 회장에겐 우호적인 환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임 회장이 심의가 열린 대회의실에서 나온 시간은 6시 40분 경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임 회장이 할 말이 많았다"며 시간이 지체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건호 은행장은 임 회장이 제재심의에 들어간 직후인 오후 5시 20분에 금감원에 모습을 나타냈다. 국민은행 제재심의는 7시부터 시작돼 1시간 반가량 소요됐다. 이 행장은 제재심의를 마치고 나오면서  "남아 있는 제재심의기간 동안 충분히 소명할 것"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이날 임영록 회장은 모든 소명을 마쳤지만 이건호 행장은 일부 소명만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행장은 도쿄지점 부실대출 및 주전산시스템 교체 관련한 소명은 마쳤으나 국민주택채권 횡령 사건 및 부당이자 징수 등에 과한 소명을 마치지 못했다. 내달 제재심의에서는 이 행장의 나머지 소명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위원회 분위기로 미루어볼 때 징계 감경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주장이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강경한 금감원의 자세를 고려했을 때 임 회장과 이 행장이 모두 감경받는 건 어렵겠지만, 근거가 약한 한 쪽은 경징계로 수위가 낮아질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이날 제재심의위에서는 총 15건의 안건 중 효성캐피탈에 대한 중징계 등 6건에 대한 내용만 결정됐다. ING생명을 비롯해 카드신용정보유출을 야기한 KB국민카드, NH농협은행, 롯데카드 등 심의는 내달 3일로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