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국 광희리츠 대표 "리츠, 몸집 키워야 신뢰 얻는다"
입력 2014.07.31 08:55|수정 2014.07.31 08:55
    [부동산 투자 시장을 움직이는 사람들-리츠편⑤/김종국 광희개발전문리츠 대표]
    "왕십리 스위첸 분양, 초반 부진 딪고 분양률 90% 달성"
    "부동산 PF 방식의 개발 끝…시행사·시공사·금융권의 역할 분리 중요"
    "꾸준히 평균 두 곳 이상 사업장 유지…책임있는 시행사 역할 할 것"
    • [07월24일 19: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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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국 광희개발전문자기관리리츠 대표이사

      "개발 사업은 결국 토지에서 승부가 난다. 토지에서 '버블'이 꺼졌다는 점이 긍정적이었다. 개발 사업을 하면서 시행사들이 난립해 경쟁하고, 가격을 올리던 시절은 지났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나쁜 상황만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더욱 사업을 차분하고 신중히 진행할 수 있었다."

      김종국 광희개발전문자기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광희리츠) 대표이사는 부동산 경기 침체를 위기로 느껴본 일이 있냐는 질문에 '기회였다'고 답했다.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광희리츠가 개발 전문 리츠로써 제자리를 찾는 데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과거에 비해 주거용 부동산 경기가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김 대표는 과거의 연장선에서 신중하게 땅을 보는 등 사업을 보수적으로 접근한다고 했다. 광희리츠는 영등포에서 1·2차 사업, 최근 왕십리에 소형주택을 공급하는 3차 사업까지 설립 이래 세 건의 사업을 진행해 왔다.

      광희리츠는 건설사처럼 프로젝트를 수주한 후에 개발하는 개발 전문 리츠다. 김 대표는 사업을 시작하며 부진한 부동산 경기보다는 시장에서 리츠가 신뢰받지 못했던 환경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2차 사업 수주시에는 부지 매입 우선협상자가 된 이후에도 광희리츠가 어떤 회사인지 다시 설명하고 사업 계획을 보여주느라 한 달을 보낸 일도 있었다.

      그는 "횡령으로 상장폐지 된 리츠 사태가 나온 2011년 무렵 상장했다. 한번은 금융기관 담당자가 사업을 검토하며 '다 좋은데 광희는 '리츠'라는 점이 가장 큰 리스크'라고 말하더라"며 "회사 경영진들이 리츠가 무엇인지 잘 모르기도 했고, 자본금만 180억원이 넘는 광희리츠보다는 자본금 수억원짜리 시행사를 익숙해 했다"고 말했다.

      최근 시장이 리츠에 보이는 관심이 커지고 규제 완화 논의 등 개발 리츠에도 기회이지 않냐는 질문에 역할 분담이 이뤄지지 않았던 그간의 부동산 PF 방식의 문제점을 언급했다. 개발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업성이고 그 다음으로는 시행사, 금융권, 시공사 각각의 역할 분담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제도권 리츠의 도입으로 책임있는 시행사 역할을 할 수 있는 여건은 만들어진 것 같다고도 했다.

      그는 "셋의 관계 중 토지매입을 담당하는 시행사의 입지가 큰 편이다. 시행사가 안정적으로 자금을 대서 토지 매입을 하면, 은행은 사업성과 투자 안전성을 검토해 투자하고, 시공사는 부동산 PF에서처럼 신용공여 할 것 없이 공사만 잘 하면 된다"며 "역할 분담을 통해 시행사가 투자 자금을 잃든 회수하든 최종 책임을 지는 구조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개발 리츠는 회사를 신뢰할 수 있는 트랙레코드가 관건이며 이를 위해서는 내부 유보가 필요하다. 그는 현재 리츠 운용수익의 90%를 배당해야하는 규정이 내년쯤 법 개정을 통해 50%로 완화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일반 리츠와 개발리츠로 구분되던 자기관리리츠의 영역이 사라지게 된다면 SPC 형태의 위탁 관리 리츠를 자회사처럼 두어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구조를 생각해 볼 수도 있지 않겠냐고 아이디어를 내놨다. 내부유보와 바깥에서의 안정적인 현금흐름 등이 바탕이 된다면 개발 리츠의 몸집이 커져서 지속적인 개발 사업을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김 대표는 개발 리츠의 특성상 초기에 비용이 많이 들고, 수익은 천천히 발생하기 때문에 트랙레코드가 작은 회사로써 흑자전환이 쉽지는 않다고 말하면서도 개발 사업의 분양시기를 연초로 최대한 앞당겨 연내 흑자전환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장의 신뢰를 얻어가면서 자본금을 확충하고, 평균 사업장을 차차 두 곳, 세 곳씩으로 늘려가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었다.

      개발 사업을 시장의 신뢰와 트랙레코드를 쌓아가는 장기전으로 생각하는 김종국 대표와 지난 16일 인베스트조선이 만나봤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매번 다음 개발 사업에 대한 고민이 있을 텐데, 사업의 영속성에 한계가 있진 않을까

      "(주가가 낮은 이유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로는 시장에서 리츠가 무엇인지, 리츠가 영속기업으로서 사업할 수 있겠느냐는 물음 때문인 것 같다. 개발 사업은 이전에 아무리 잘 했어도 한번 잘못하면 망할 수도 있어서 ‘회사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가’하는 업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생긴다.

      여러 개의 개발 사업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체력과 결국 트랙레코드의 문제로 귀결된다. 분양 사업 끝나면 다음은 사업은 뭘 하나 바로 고민한다. 사업성을 따지지 않으면 할 수 있는 사업은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하다 보면 무리가 따른다. 그간 부동산 침체 때문에 가격은 낮추면서 어떻게든 물건을 잘 만들려고 노력했다. 경영도 내실 있게 하고, 마인드셋(mind-set) 자체를 보수적으로 했다. 과거보다 여건이 좋아졌다지만 과거의 연장선에서 부지를 고르고, 사업을 조심스럽게 접근한다. 트랙레코드가 적고 시장의 불안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기에 신중하게 사업을 지속해서 신뢰를 쌓는 수밖에 없다."

      -트랙레코드를 쌓기도 불리하고 동시다발적으로 사업을 벌이기도 힘들어 보인다

      "회사의 평균 사업장이 항상 두 개 이상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3차 사업의 공정률이 약 10%대다. 9월말쯤 2차 사업장의 입주까지 끝나는 시점에서 광희 리츠의 진행사업은 하나만 남는다. 그 때에 4차 사업을 시작해서 진행 사업을 두 개로 만들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반복해서 직원이 늘고, 자본금이 늘어서 사업도 차차 늘려가는 식으로 한계를 극복해 갈 수 있을 것 같다. 만일에 한쪽에서 손실이 나더라도 다른 쪽에서 보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것이다.

      이렇게 하려면 내부유보가 굉장히 절실한데, 리츠는 현재 수익의 90%이상을 배당해야 한다. 지난 4년 동안 국토부에 개선 요청을 했고, 내년에는 자기관리리츠가 50% 선에서 배당하도록 법이 바뀔 것이다. 프로젝트에서 생긴 이익을 내부 유보로 쌓으면 회사가 클 수 있다. 개발 사업은 회사의 규모가 커지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렇게 해서 한 프로젝트가 잘못 돼도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 사업이 차수를 거듭하면 회사에 유보가 생길 것이고, 그로 인해 시장에서 신뢰가 쌓이면 주가에도 반영되지 않겠나."

      -펀드 만기 없이 영속하는 위탁관리 리츠가 시장에 나온다면 리츠시장의 안전성 등 긍정적인 인식 형성에 도움이 되진 않을지

      "우리나라는 (위탁 관리 리츠로써) SPC가 상장돼 있는 형태거나 자기 관리 리츠로써 개발 리츠가 상장돼 있다. 양 극단으로 상장되고 있다는 뜻이다.

      개발 사업을 하는 리츠는 땅에서 시작해서 분양으로 간다. 즉, 보유자산은 없고 현금 수익을 낸다는 말이다. 반면, 위탁 리츠의 경우에는 그 자체는 페이퍼컴퍼니(SPC)다. 건물을 소유한 SPC형태의 리츠가 각각 상장되고, 상장된 리츠들을 통해 운용수익을 내는 운용사가 그 위에 있는 구조다. 운용사는 SPC로부터 운용보수로 수익을 내기 때문에 수익률이 높지는 않다.

      영속하는 위탁 리츠로 인식개선이 가능하지 않겠냐는 물음은 개발 리츠가 갖는 개발 모델의 위험성을 지적한 것 같다. 사업을 지속해 나가는 성숙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리 있는 걱정이다. 지금처럼 운용사가 개별 위탁 리츠를 관리(management)만 하는 형태보다는 현금 흐름을 공유할 수 있는 사업을 생각해 본다.

      운용사(AMC)는 AMC 자체를 큰 규모로 상장시키고, 자기 관리 리츠는 SPC를 밑에 둘 수 있는 형태로 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 자기관리 형태의 리츠도 개별 위탁 리츠를 관리하면서 안정적인 수익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면 리츠 자체의 체격을 키울 수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 개발 전문 리츠는 벤처 성향이 다분한 투자이기에 거래소 상장기업 중에서도 투자자가 투자할 때 상당히 유의 해야 한다. 결국 그런 걱정이 (낮은) 주가로 반영되는 것 아니겠나."

      -설명한 중간 형태의 리츠가 생긴다면 자금조달,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가  커질 것 같다.

      "얼마 전 한 설문조사를 보니 강남 부자에게 향후 3년간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60% 이상이 부동산이라고 대답했다. 부동산에 대한 뿌리 깊은 신뢰가 있다.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부동산 업계가 직격탄을 받을 것이라 이야기하지만 실버 산업을 빼면 모든 산업이 피해를 볼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부동산은 일정 부분 자기 자산에 대한 방어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