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RCPS 발행 지원 부담
공모시장 유동성 풍부해 사모보다 유리하다는 판단
시장 유통주식 수 늘리려는 전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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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월17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두산중공업이 이르면 내달 2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한다. 현재 건설사를 중심으로 전환상환우선주(RCPS)의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지난해 4000억원의 RCPS 발행한 전례가 있어 재차 RCPS의 발행에 나서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평가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이달 중순 이사회를 열고 2000억원 규모의 3년 만기 CB를 발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두산건설의 RCPS발행을 주관한 신영증권을 비롯한 5곳의 증권사가 대표주관사 및 인수단으로 참여한다.
두산건설은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차환 및 운용자금 마련을 위해 자금조달을 실시해 오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오는 9월 및 내년 상반기에 도래하는 회사채와 단기차입금을 상환할 목적으로 CB 발행을 계획하게 됐다"며 "신용등급으로 인해 회사채는 발행이 어려워 RCPS도 자본확충 방안으로 고려했으나 경영 및 재무분야의 전략적인 판단으로 CB 발행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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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으로 인정되는 RCPS의 경우 상환권을 회사가 가지는 대신 투자자들의 투자 회수를 보장하기 위해 최대주주 등이 매입보장을 해준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두산건설의 RCPS의 발행을 지원하면서 계열사에 대한 부담을 키웠다. 이 때문에 또다시 RCPS를 발행해 재무적인 부담을 안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평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두산건설이 반 년여 만에 RCPS의 발행을 재차 추진하게 되면 최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은 담보제공 또는 신용보강 등의 지원을 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시장의 자금이 풍부해 사모를 통한 RCPS발행보다 공모를 통한 CB 발행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도 있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CB 발행은 현재 시장의 유동성이 좋아 공모방식으로 조달한다면 흥행은 아니더라도 성공할 수는 있을 것"이라며 "기준금리가 인하됨에 따라 시장의 자금이 고금리에 몰릴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번 CB 발행에는 당초 8곳의 증권사가 인수단으로 거론됐다. 그러나 두산그룹 관련 위험노출(익스포져) 등으로 일부 증권사가 리스크관리위원회를 넘지 못하며 최종적으로 5곳만 대표주관사 겸 인수단으로 참여하게 됐다.
두산건설이 보유한 이익잉여금을 모두 RCPS 배당 및 상환에 사용하기엔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된다. 상반기 기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이익잉여금은 8177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말 배당재원을 확보해 우선주 발행을 위해 10대 1의 자본감소(감자)를 통해 마련한 재원이다. 이를 또다시 RCPS발행의 재원으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추후 CB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유통 주식 수가 많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최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의 지분 84.7%를 보유하고 있다.
증권사 두산그룹 담당 관계자는 "이번에 발행되는 CB 발행을 통해 두산건설이 보유한 재무적 부담이 어느 정도 해소될지는 미지수다"며 "그동안 두산그룹이 두산건설에 대한 지원을 꾸준히 지속해 왔다는 점에서 그룹차원에서도 두산건설의 재무안정성 확보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