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푸시업 300개' 최태원 SK회장, 잘 지내는 듯하지만…
입력 2014.08.25 09:21|수정 2014.08.25 09:21
    • [08월24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살고 싶습니다." 배임·횡령·탈세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후 건강 악화로 입원중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검찰의 2심 실형 구형에 이처럼 호소하며 선처를 구했다. 이 회장의 건강은 알려진 데로 심각한 상황이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21일 이 회장의 구속집행 정지기간을 오는 11월21일로 연기했다. 지난해 8월 이후 벌써 다섯 번째다. 이 회장의 변호인단은 "이 회장이 10년 미만의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며 "실형 선고는 사형 선고나 다름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 반면 SK그룹 최태원 회장(사진)은 수형 생활에 '완벽(?)'하게 적응했다고 한다. 지난 2월 동생인 최재원 부회장과 함께 대법원으로부터 각각 4년, 3년6개월을 확정 받고 현재 의정부 교도소(최 부회장은 강릉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건강 상태는 매우 양호하고, 수형 태도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모습이라고 한다.

      최 회장은 서울구치소 수감 당시, 하루에 푸시업(Push-up)을 15개씩 20세트, 총 300차례씩하며 수감 전보다 몸이 좋아졌을 정도라고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4년의 형이 확정된 후에도 운동을 거르지 않았다"며 "서울구치소에 있는 다른 기업 임원이나 오너들과는 모습이 확실히 달랐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의 모습에 대해 우선 이번 수감이 처음이 아니란 점과, 유학시절에 힘든 시기를 겪은 점 등이 다른 그룹(기업집단)의 회장들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유라고 보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2008년 5월 분식회계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기까지 78일간 구치소에 있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 회장은 고려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시카고대학교에서 석사와 박사를 마쳤다. 이후 귀국하지 않고 1989년부터 1년 반 동안 실리콘밸리의 한 컴퓨터 회사에서 세일즈 영업을 했다고 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은 다른 재벌가의 자제들과 달리 유학 시절 상당히 힘든 시기를 겪었다"며 "경제적으로 풍족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험이 최 회장 본인의 생활 습관이나 지금의 수형 생활에도 나타나는 듯 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최 회장이라고 마음이 편할 것 같지는 않다. 5년 가량의 검토를 거쳐 인수한 SK하이닉스가 그간의 누적결손금을 털어내고 19년만에 법인세를 낼 수 있을 정도로 순항하고 있지만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의 실적이 부진하거나 기대 이하다.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신사업 추진, 기업 인수 합병(M&A) 등에 나서야 할 시기에 수감돼 있어 운신의 폭이 좁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SK그룹 고위관계자는 "교도소로 이감된 이후 면회 기회가 줄면서 최 회장님이 경영에 관해 의견이나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여건이 안된다"며 "회장님이 잘 지내신다고 하지만 그룹 전반적으로 큰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회장님도 경영진도 담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실적까지 꺾일 경우 SK그룹도 답답해질 수 밖에 없다"며 "최 회장이 수감 생활을 잘하고 있다고 하지만 속내까지 편할 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