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금융 시장마저 은행·보험에 뺏길 판
입력 2014.09.18 08:00|수정 2014.09.18 08:00
    [존재감 사라지는 캐피탈社④]
    • [09월17일 09:49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자동차금융 시장은 캐피탈업계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진다. 하지만 먹거리를 잃은 은행과 보험, 카드사가 앞다퉈 진출하면서 이미 레드오션이 된 지 오래다. 현대·기아차의 내수 판매 부진에 업계 1위 현대캐피탈마저 흔들리고 있다.

      캐피탈업계는 자동차할부금융 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줄이고 기업금융을 늘리라고는 하지만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어렵다. 그나마 국내 자동차 판매는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어 신차금융 취급액 역시 늘고 있다.

      자동차금융 시장은 말 그대로 전쟁터가 됐다. 은행계를 중심으로 너나 할것없이 자동차금융에 진출했다.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인기 있는 캐피탈 매물도 자동차할부금융사에 국한돼 있다. 캐피탈만의 전유물도 아니다. 은행과 보험사, 카드사들까지 시장에 진출하면서 '이전투구'의 장이 되고 있다.

    • 최근 카드복합할부 상품 폐지 여부를 둘러싼 현대차-현대캐피탈과 카드사-중소캐피탈사 간의 반목은 자동차금융 시장의 경쟁이 어느 정도 심각한 지를 반증하는 사례로 꼽힌다.

      중소캐피탈사들의 생존도 문제지만, 업계 1위 현대캐피탈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점도 카드복합할부 논쟁이 뜨거워진 배경이다.

      현대캐피탈은 올 상반기에 85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2482억원에 비해 65.7% 급감했다. 영업이익도 1433억원으로 1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할부금융 취급수수료 폐지 ▲신차 할부 수익 감소 ▲리스 취급액 감소 등 사업 전반에서 부진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캡티브 마켓인 현대·기아차의 내수 판매가 감소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걱정거리이다. 수입자동차의 공세가 거세졌고, 이 틈에 수입차 할부금융사들이 빠르게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매각작업이 진행 중인 아주캐피탈 정도가 기대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 당기순이익 193억원을 기록, 반기 만에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을 초과달성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88억6100만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450% 증가했다. 선제적 리스크관리를 통한 체질 개선, 중고차·수입차 등 금융상품 풀라인업에 성공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