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에서 온 그대' OST 흥행·스타쉽엔터 인수 효과…SK그룹 이탈 영향도
한류 열풍 예측 능력은 인정…온전히 운용사 덕분인지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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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월23일 17:09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어피티니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니티)의 밸류업 능력일까, 단지 선구안(選球眼)이 좋았던 것일까.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어피니티에 인수된 지 1년이 흘렀다. 그간 회사의 주가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탔고 실적도 향상됐다.로엔의 주가는 꾸준히 상승했다. 작년 9월 로엔엔터 주가는 1만3000원대였다. 당시 어피니티는 SK플래닛이 보유한 로엔엔터 주식 1329만여주(52.56%)를 2658억여원에 사들였다. 주당 거래가는 2만원이었다.
올 4월까지 2만원을 조금 웃돌던 주가는 6월부터 3만원으로 오르다가 최근에는 주당 5만원에 가까운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1년 새 3배가량 증가했다. 동종업체인 YG엔터테인먼트와 SM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등락을 반복했던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견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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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도 좋았다. 회사가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회사는 올 상반기 매출액 1545억원, 영업이익 30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46%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순이익 규모 역시 119억원에서 237억원으로 늘었다.
시장 관계자들은 "어피니티가 거래를 진행할 때 이렇게까지 주가가 오를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 같은 성장세는 어피니티의 기업 가치제고 작업이 가시적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어피니티는 로엔의 신원수 대표이사를 유임했고 '멜론(Melon)' 위주의 사업 구조도 유지했다. 음원서비스 시장 1위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어 비용절감이나 전략 수정에 무리하지 않았다. 오히려 SK텔레콤과의 연계 마케팅이 가입자수 증가에 힘을 보탰다.
투자도 과감했다. 작년 말 가수 케이윌과 씨스타 등이 소속된 스타쉽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며 제작 사업 확장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로엔이 추가 인수·합병(M&A)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드라마 OST 유통 사업에서도 활약했다. 로엔은 작년 방영된 드라마 '구가의 서'와 '왕가네 식구들'뿐 아니라 '별에서 온 그대(별그대)'의 OST 판권을 따냈다. 별그대 OST의 판권비는 시가보다 2배가량 높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OST 판권으로는 역대 최고액에 사들였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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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업계 관계자는 "어피니티는 전문인력을 뽑아 회사의 구조조정이나 비용효율화를 진행하는 데 일가견이 있다"면서 "실적이 나아졌다면 분명 어떤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SK그룹 이탈 효과도 일부 영향을 줬다는 의견도 있다.
경영상 자율성이 확보돼 의사결정이 수월하고 그룹 계열사가 아닌 독립 주체로 나서며 주력사업에 매진할 유인도 강해진다.
다른 관계자는 "엔터테인먼트 사업 성격상 대기업의 표준화된 경영 시스템과는 잘 맞지 않는다"면서 "로엔이 SK그룹 산하를 떠나 PEF로 넘어가면서 분위기가 바뀐 것 같다"고 전했다.
이러다보니 어피니티의 '선구안'이 적중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로엔이 한류 열풍을 타고 수익을 낼 것을 예측하고 투자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소속 아티스트뿐 아니라 '별그대'가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며 한류 열풍 효과가 본격적으로 부각됐다. 드라마의 인기와 더불어 OST 역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여기서 벌어들인 순이익만 1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올 2월에는 글로벌 케이팝(K-POP) 콘텐츠 유통 브랜드인 '1theK(원더케이)'를 론칭했다.
어피니티는 더페이스샵·하이마트 등 국내 유통업체에 투자해 성과를 거둔 경험이 있기도 하다. 멜론 역시 음원 유통 서비스라 앞서 인수한 회사들과 사업적 유사성이 있어 판단에 영향을 줬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어피니티가 다른 PEF와는 달리 국내 거래에서 손실을 본 사례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오비맥주 매각과 로엔엔터 주가 상승까지 좋은 레코드를 쌓아가는 모양새"라고 덧붙였다.
다만 아직 인수 후 1년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어피니티의 투자 선택이 주효했는지, 실제 경영 개선 작업이 효과적이었는지 판단하긴 이르다. 일반적으로 PEF가 피인수회사를 성장 시키는 데에는 적어도 2~3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