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성 여부 가려줄 시금석
'고가 매각' 기대감 클수록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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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14일 17:23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10월 초 짧은 티저레터(Teaser Letter) 배포로 KT렌탈 매각이 본격화됐다. 구체적인 매각일정은 인수후보들과 비밀유지확약(CA)을 체결하며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KT캐피탈도 이후 이어질 전망이다.
투자업계가 주목하는 바는 KT의 '선택'이다. 매각 각 단계마다 KT가 어떤 선택을 할지, 경쟁입찰을 통해 형성된 매각가격을 수용할지, 인수자에게 어떤 추가조건을 요구할지 등이다.
사실 KT렌탈ㆍ캐피탈 매각은 황창규 회장 취임 후 KT의 대대적인 전략적 방향성 전환에서 비롯됐다. 직전 이석채 회장이 '통신업에만 얽매이지 말자'라고 주문하는 모양새였다면, 2014년 취임한 황 회장은 '통신업에만 다시 집중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이런 기조 아래 통신업과 연관이 가장 적은 '금융부문'이 매각대상으로 선택되어 렌탈과 캐피탈 매각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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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따져보면 KT가 금융업에 진출한 것은 불과 얼마전 일이다. 롯데, SK 등 쟁쟁한 후보와 겨루가며 간신히 금호렌터카를 인수해 KT렌탈로 만든 게 불과 4년 전이다. 또 보고펀드와 논란을 겪어가며 힘겹게 비씨카드를 사들인 것도 겨우 3년 전 일이다.
달리 말하면 KT는 그만한 비용과 시간을 들여가며 겨우겨우 사들인 기업들을 채 몇년도 지나지 않아 "이 길이 아닌가보다"며 다시 시장에 풀어놓고 있는 셈이다. 아무리 최고 경영진 교체에 따른 변화라 해도 완전히 반대선상에 서서 직전 경영진의 전략을 전면 부정하는 전략에 해당된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KT렌탈과 KT캐피탈 매각은 단순히 계열사 처분 이상의 의미를 지니게 됐다. '백투베이직'(Back to Basic) 전략을 선언한 황창규 회장의 선택이 과연 적절한 것이었는지를 평가할 시금석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만큼 렌탈이나 캐피탈 매각결과에 대한 KT 경영진의 부담감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금융 계열사 매각을 통해 KT가 원하는 결과는 "올바른 선택을 했다"는 시장의 평가다. 이를 위해서는 결국 누가봐도 "그만하면 잘 팔았다"라는 가격을 형성시킬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 무조건 KT가 고가 매각을 고집하면서 매각일정을 질질 끌 상황도 못된다. 지난 4월 실시된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제외하면 렌탈ㆍ캐피탈 매각은 이번 경영진의 사실상 첫 움직임이나 마찬가지다. 첫 단추부터 제 때 제대로 된 성과를 보이지 못하면 시장에서는 곧바로 'KT경영진의 추진력 부재' 혹은 '이랬다저랬다하는 의사결정' 등의 평가가 나오기 마련. 이렇게 되면 KT의 성장발판 마련을 위한 향후 여러 계획들이 힘을 받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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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보니 KT렌탈 M&A에 관여하는 많은 관계자들은 "KT렌탈 매각에 대한 과도한 시장의 관심이 오히려 KT에겐 독(毒)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경쟁입찰에 흥행 조짐은 반갑지만, 초반부터 매각가에 대한 기대감이 과다하다보면 나중에 입찰가격이 높지 않을때 실망감도 그만큼 커질 수 있어서다. 차라리 매각가에 대한 '거품'을 제거하고 차분하게 거래가 진행되는 것이 KT로서는 유리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마침 유력 인수후보들에 대한 거품도 빠지는 모양새다.
초반에 주력 후보로 거론됐던 GS그룹은 최근까지도 대외 움직임이 없다. SK도 씨티증권을 인수자문사를 뽑긴 했지만 과연 완주할 것이냐는 시각이 적지 않다. 롯데는 아예 잘 거론되지 않는다. 그도 그럴것이 롯데로서는 이왕 KT렌탈을 살 것이었다면 지금 웃돈을 주고 덤빌 것이 아니라 지난 2010년 금호렌터카 시절에 미리 사는 게 나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