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살 빼는 KT, 미래의 먹거리는?
입력 2014.10.16 08:12|수정 2014.10.16 08:12
    외부 사업 확장 중단ㆍ통신업은 수익성 한계
    • [10월14일 18:3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KT의 당면과제로는 늘 포화된 국내 통신시장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가 꼽혀왔다. 높은 재무건전성과 사업적 안정성에도 불구, 유선통신 부문 수익성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고 핵심사업부인 무선통신 부문에서는 여전히 업계 1위 SK와 지난한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KT가 다른 제조업체처럼 해외에 여러 계열사와 사업부를 두고 꾸준히 매출다각화를 이뤄낸 것도 아니다. 이런 여건을 감안하면 KT로서는 '국내'와 '통신업'에만 국한된 먹거리를 더 늘려야 할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임 이석채 회장 당시 KT의 이른바 '탈(脫) 통신' 전략도 이런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서 통신업 이외 업종에도 진출해보고, 해외 사업부 확보에도 나서는 움직임이 이어졌다는 의미다. 실제로 이런 기조를 반영, 지난 5년간 KT는 통신 3사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변화를 추구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 국내 통신사 가운데 가장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회사가 오히려 2009년 아이폰을 맨 먼저 도입, 국내에 스마트폰 전성시대를 이끌어냈다. 또 2010년에는 M&A시장에 진출, 치열한 경쟁을 극복하고 MBK파트너스까지 한 편으로 끌어들여 금호렌터카를 인수했다. 또 1년 뒤에는 프로세싱 업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비씨카드 경영권을 사들였다. 2013년에는 크레디트스위스 등을 자문사로 고용하며 아프리카 최대 규모 통신사인 마록텔레콤 인수를 진지하게 검토하기도 했다. 배당이 1조원 가량 나오는 회사를 KT가 인수할 경우, KT의 위상이 엄청나게 변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황창규 회장의 취임 이후부터는 이런 KT의 기조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추진하던 외부 확장 사업은 대부분 전면 중단됐고, 과거에 인수한 금융회사 매각마저 이어지고 있다.

      KT가 선택과 집중으로 전략을 바꾸면서 제기되는 시각은 여러가지다.

      과다한 외부확장을 줄이면서 내실과 수익성 확대를 이뤄낼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국내 통신업의 포화상태가 고착화될 때부터 KT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는 어디서 창출될 것이냐는 우려를 빼놓기 어렵다. 당장 수익성이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새 성장동력에 대한 고민은 부족하다는 지적인 셈이다. 2002년 민영화가 이미 완료된 기업이면서도 매번 정부의 입김에 따라 최고경영자가 교체되고 과거의 사업전략이 무효화되는 일 자체가 '낭비'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