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및 계열사 매출비중 65% 달해
전자 해외 물동량 감소 직접 영향
국내 IT서비스 시장 포화, 물류BPO 사업 확대도 제한적 의견도
-
[10월19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당사는 삼성전자 및 그의 종속회사에 대한 매출비중이 65.5%로 매출 집중도가 높아 삼성전자 및 그의 종속회사 경영실적이 악화할 경우 직간접적으로 실적에 영향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유가증권시장에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 삼성SDS는 지난달 말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이 같은 회사위험의 내용을 포함했다. 일주일 후 삼성전자는 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을 겨우 넘는, 어닝쇼크급 실적을 내놨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5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1년 4분기(4조6700억원)이후 3년 만이다.
삼성전자에 대한 매출액 비중이 절반이 넘는 삼성SDS의 경우,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와 경쟁 심화로 인한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구체적으로는 물동량 감소 및 단가 조정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삼성SDS의 사업부문은 IT서비스와 물류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 업무처리 아웃소싱)로 나뉜다. 현재 IT서비스의 매출액 비중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반면 물류BPO의 비중은 급격하게 늘어나는 추세다. 물류BPO의 매출비중은 지난 2012년 9.6%, 2013년 23.6%, 올해 상반기 26.3%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물류사업부문의 향후 성장성을 삼성SDS를 판단하는 주요 기준 중 하나로 삼고 있다.
-
물류BPO의 매출액은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의 종속회사에서만 발생하고 있어 집중도가 매우 높다. 삼성전자의 실적악화는 삼성SDS의 향후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스마트폰 업계 간 경쟁이 심화함에 따라 향후 삼성전자의 물동량이 줄어들면 삼성SDS에 영향도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는 ▲무선 사업 실적 감소 ▲무선 제품 수요 약세에 따른 시스템LSI(시스템반도체)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사업 수익성 악화 ▲TV 판매가격 하락과 계절성 제품 성수기 조기 종료 등이 원인이 됐다.
국내 신용평가사 IT서비스 담당 연구원은 "해외에서 스마트폰 및 가전의 경쟁이 심화함에 따라 삼성전자 제품의 해외 판매량이 줄어들 경우, 물류 사업의 물동량 감소로 이어져 수익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삼성전자의 실적악화는 삼성SDS가 담당하는 물류 및 IT서비스 사업에 대한 단가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 심화가 제조업 계열사에 대한 단가조정으로 이어지고, 삼성전자의 전제적인 수익성 재고 측면에서 삼성SDS의 IT서비스·물류BPO 사업에 대한 단가 재협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신용평가업계 담당자는 "삼성전자가 수익성 재고를 위해 삼성전기, 삼성SDI와 같은 주요 제조업 계열사의 단가 조정이 있는 만큼, 부차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삼성SDS의 서비스 단가협상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삼성SDS가 물동량 감소 및 단가조정과 같은 불확실성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IT서비스 및 물류 부분의 외형 확대를 통한 성장성을 담보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다. IT서비스산업은 이미 포화상태로 성장성이 둔화돼 있고, 삼성전자만을 고객으로 한 물류BPO 산업도 외형확대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삼성SDS의 IT서비스 사업부문은 크게 컨설팅·SI(Consulting & Systems Integration)와 아웃소싱 부문으로 구분된다.
컨설팅 서비스는 지난 2010년까지 금융권 차세대 시스템·일반기업의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정부의 조달시스템·국가재정회계시스템 등 대형프로젝트 수요에 힘입어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해 왔다. 다만 현재 국내 기업들의 전산 시스템이 보편화한 이후에는 신규수요가 감소하는 추세다. 아웃소싱 또한 선행사업인 컨설팅서비스의 부진으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
삼성SDS는 지난 2011년 삼성SDS GSCL 베이징을 비롯해 8개의 물류법인을 설립하고 2012년부터 본격적인 물류BPO 사업을 개시했다. 현재는 해외 15곳에 물류BPO를 담당하는 종속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오는 2015년에는 전 세계 모든 지역에 물류BPO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체제 완성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삼성전자의 실적과 큰 상관없이 외형확대만으로도 성장세를 이어올 수 있었다. 다만 삼성전자 및 그 종속회사에만 집중하는 특성상 향후 물류BPO 부문현지 법인 설립 등의 작업이 모두 완료되면 삼성전자와의 실적 연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물류BPO의 경우 삼성전자를 통해 해외 영업망을 늘려나갔기 때문에 급격한 매출증가가 가능했다"며 "장기적으로 외형확대 작업이 완료되면 삼성전자의 해외 사업실적과 삼성SDS의 실적이 연동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에서는 시장의 이런 우려에 대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는 입장이다. 삼성SDS 관계자는 "삼성전자와의 IT서비스 및 물류BPO 등의 계약이 단기계약으로 맺어진 것이 아니므로 삼성전자의 현재의 실적에 삼성SDS의 영업실적과 직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삼성SDS의 IT·물류 서비스가 삼성전자의 사업을 추진함에 중요한 부문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영업적인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